스마트화· 디지털화를 통해 진화하는 LED 헤드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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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화· 디지털화를 통해 진화하는 LED 헤드램프
  • 최지욱
  • 승인 2021.02.25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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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눈을 담당하는 헤드램프가 점점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 기름 또는 아세틸렌을 태워 불을 점등하던 방식에서 시작해 할로겐, HID를 거쳐 LED의 대중화에 이르기까지 더 나은 야간시인성 및 안전 확보를 위한 발전을 끊임없이 이어왔다.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은 단순히 도로를 더 잘 비춰주기만 하는 것이 아닌 운전중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차원의 소통을 제공하는 보다 더 스마트한 LED 헤드램프를 개발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ED 헤드램프는 다양한 방면에서 많은 장점을 갖춘 자동차 조명시스템이다. 우선 수명이 길고 전력소모가 다른 광원에 비해 낮아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며,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또한 탁월한 시인성으로 편리하고 안전한 야간운전 환경을 제공한다. 
오너에게는 화려한 디자인으로 시각적인 만족도를 높여 줄 뿐 아니라 고유의 존재감을 어필할 수도 있다. 
이러한 LED 헤드램프는 기술의 발전으로 야간주행 시 운전자의 가시성뿐만 아니라 대향 운전자의 눈부심까지 방지해 주는 기능까지 갖춘 헤드램프가 대중화되고 있는 추세다. 한편 아우디는 차세대 자동차 조명시스템 개발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2004년 플래그십 세단 A8의 W12 모델에 세계 최초로 LED 주간주행등을 적용한 것을 시작으로 2008년 R8에 적용된 풀 LED 헤드램프, 2010년형 A8에 탑재된 내비게이션 연동 헤드램프 등 자동차 조명 기술 및 사업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최근에는 이러한 아우디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다양한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들이 단순히 안전 확보해 주는 것이 아닌 자동차-자동차간 또는 사람-자동차간의 교류와 새로운 디자인, 커스터마이제이션 등 또 다른 차원의 소통방법을 창조해 나가고 있다. 

 

LED 헤드램프 스마트화의 기반이 된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와 ADB

사람의 시야가 주간보다 야간에 현저히 좁아지는 만큼 야간시인성은 도로주행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실제로 IIHS(Insurance Insitute for Highway Safety,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 자료에 의하면 대부분의 교통사고 및 인사사고는 늦은 밤 또는 새벽에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의 헤드램프는 빛이 수평선 아래로 향하도록 설계되어 근거리만 비출 수 있도록 제한돼 있다. 이로 인해 원거리의 야간 시야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상향등을 사용하지만, 마주오는 차량에게 눈부심을 유발할 수 있어 매번 수동으로 상·하향빔을 조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랐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반대 차선에서 차량이 다가올 때 상향등을 자동으로 소등한 후 차량이 지나가면 재점등하는 오토하이빔이 개발됐다. 오토하이빔은 대향 차량을 감지 시 양쪽 차량이 모두 상향등을 꺼버리기 때문에 다시 켜지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가시성을 저하시킨다는 단점이 공존한다. 이를 방지하고자 나온 것이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와 어댑티브 드라이빙 빔(Adaptive Driving Beam, 이하 ADB)이다.

어댑티브 헤드램프는 능동적으로 조명의 각도를 조정해 커브길 또는 언덕길에서의 가시성을 향상시켜준다(사진제공/기아)
어댑티브 헤드램프는 능동적으로 조명의 각도를 조정해 커브길 또는 언덕길에서의 가시성을 향상시켜준다(사진제공/기아)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는 센서에서 출력된 정보를 바탕으로 ECU가 분석한 주변환경에 맞춰 헤드램프의 조명을 능동적으로 조절해 커브길이나 언덕길의 가시성을 향상시켜주는 장치다. 어댑티브 헤드램프 시스템은 바퀴의 회전속도를 측정하는 휠 스피드 센서, 차량의 좌, 우 움직임을 감지하는 요(Yaw) 센서, 스티어링 휠의 조향각도를 측정하는 조향각 센서, 그리고 양쪽 헤드램프에 하나씩 장착된 소형모터, 차량속도와 커브 길의 회전반경 및 길이를 측정하는 ECU로 구성된다. ECU는 센서값을 바탕으로 소형모터를 제어해 헤드램프의 조사빔을 ECU가 지정한 방향과 각도로 조절해 가시성을 향상시켜준다. 어댑티브 헤드램프의 조사각도는 좌, 우 헤드램프당 최대 15도까지 조절 가능하다.

오토레벨링은 차고 센서가 보낸 정보를 바탕으로 조사각도를 조정한다(사진/카테크)
오토레벨링은 차고 센서가 보낸 정보를 바탕으로 조사각도를 조정한다(사진/카테크)

한편 대부분의 어댑티브 헤드램프는 오토레벨링 기능 또한 갖추고 있다. 오토레벨링은 언덕길을 오르내릴 때 헤드램프가 지나치게 위나 아래만 비추는 것을 방지해주는 기술로 차량 하부에 위치한 차고 센서가 보낸 차량 자세정보를 바탕으로 ECU가 헤드램프의 조사각도를 상, 하로 조정해 준다. 뿐만 아니라 차량 전방에 보행자 또는 선행하고 있는 차량의 후미등이나 마주오는 차량의 헤드라이트의 불빛을 감지할 경우 헤드램프 조사각도를 낮춰 눈부심을 방지해준다.

ADB 헤드램프는 카메라 센서가 감지한 영역을 소등시켜 상대방의 눈부심을 방지한다(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ADB 헤드램프는 카메라 센서가 감지한 영역을 소등시켜 상대방의 눈부심을 방지한다(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ADB는 어댑티브 헤드램프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라이트 시스템으로 하향등과 상향등에 별도의 전구를 사용하는 대신 밝은 광도의 LED를 개별적으로 장착한 점이 특징이다. ADB는 야간주행 시 하이빔 상태를 유지하다가 차량 전방이나 반대편 차로에 차량이 나타나면 이를 감지해 상대 운전자의 눈부심을 방지해 주는 기능을 한다. 전면 유리에 장착된 카메라 센서가 감지한 전방 차량의 위치정보가 CAN(Controller Area Network) 통신을 통해 헤드램프로 전달된 후 신호에 따라 램프 안에 있는 다수의 LED 광원 중 일부가 소등되었다가 차량이 지나가면 자동으로 재점등한다. 작동원리는 오토하이빔과 동일하지만 ADB는 차량이 감지된 방향을 제외한 영역은 그대로 비춰 상대 차량의 안전은 물론 운전자의 야간 시인성까지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차이점이다.

 

커브길과 보행자, 상대 운전자를 감지하고 움직이는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

아우디의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사진제공/아우디)

야간주행시 가로등이 없는 구간을 지날 때가 있다. 일반적으로 이런 환경에 놓이면 기존에 점등된 하향등만으로는 시야확보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운전자는 상향등을 점등시켜 전면 시야를 넓히게 된다. 이때 선행하고 있는 차가 가까워지거나 반대편 차선에서 차량이 다가올 경우 운전자가 상향등을 수동으로 꺼야 한다. 이를 잠시 망각(?)한 채 상향등을 켜고 주행하면 상대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는 등 의도치않게 민폐를 끼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전구가 한 방향만 비추도록 고정이 돼 있어 커브길을 주행할 때 앞으로 진행방향을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이를 조금이라도 방지하고자 자동차 제조사들은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특정방향으로 헤드램프 조사각도를 틀어주는 어댑티브 헤드램프와 상황에 따라 상향등을 껐다켜는 오토하이빔 등을 앞다퉈 개발했다. 아우디는 2010년 플래그십 대형 세단인 A8에 카메라를 통해 대향 차량과 보행자를 감지해 라이트의 조사각도를 변화시키는 HRC(Headlight Range Control) 헤드램프를 개발했다. 이후 2013년 출시한 4세대 A8의 부분변경 모델에 세계 최초로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를 출시했다.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 구조도(사진제공/아우디)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 구조도(사진제공/아우디)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는 상황에 따라 상향등과 하향등을 오갈 수 있게 해주는 제어장치와 25개의 개별 세그먼트로 구성된 하이빔 모듈, LED, 매트릭스 LED 전원모듈로 구성되어 있다. 렌즈와 반사판이 직렬로 연결된 상태에서 작동하는 LED는 상황에 따라 개별적으로 점등 및 소등하는 것은 물론 밝기를 흐리게 낮출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마주오는 차량 또는 선행차량 감지시 감지된 부분의 광량을 낮춰 눈부심을 방지한다(사진제공/아우디)
마주오는 차량 또는 선행차량 감지시 감지된 부분의 광량을 낮춰 눈부심을 방지한다(사진제공/아우디)
기존 상향등 시스템과 매트릭스 LED 시스템 비교 예시
기존 상향등 시스템과 매트릭스 LED 시스템 비교 예시

빛을 더 멀리 분사시키되 필요한 곳만 비추는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의 작동원리는 차량이 주행하는 동안 차량 전면에 부착된 센서와 룸미러 앞부분에 장착된 카메라가 끊임없이 전방의 교통흐름을 모니터링하고, 만약 마주오거나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는 선행차량 또는 보행자를 감지할 경우 제어장치가 헤드램프 모듈의 메커니즘을 작동시켜 물체를 비추게 되는 부분의 광량을 낮춰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상대방의 눈부심을 배려하면서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해 준는 것이다. 


매트릭스 헤드램프는 코너링 램프의 역할 또한 담당한다. 커브가 많은 길을 주행할 경우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돌리기 바로 직전에 굽은 형태를 따라 램프의 조사각도를 조절해 준다. 이는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해 더 정확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일부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는 전방에서 마주오거나 진행중인 자동차 또는 보행자뿐만 아니라 도로 위의 안내표시, 표지판 등 운전자의 시야에서 보이지 않을 수 있는 사물을 비춰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해 줌은 물론 차량 진행방향을 더욱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렇듯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는 필요한 부분은 비춰주면서 상대방을 생각하는 센스까지 갖춘 배려심 많은(?) 등화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시각적 만족도는 물론 또 다른 소통의 창을 제공하는 디지털 LED 램프

 

차량의 디지털화는 자동차의 자율주행화 및 전기화를 목표하고 있는 자동차 제조사 사이에 커다란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개발중인 신기술들은 안전과 편의성, 정보제공 등을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동차의 외부 라이트시스템 또한 단순히 어두운 도로를 비추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도로사용자간의 교류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었다.

벤츠의 디지털 헤드램프(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벤츠의 디지털 헤드램프(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특히 디지털 LED 헤드램프는 최근 업계 트렌드를 모두 반영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능상으로는 기존의 LED 매트릭스와 동일하지만, 이전에 비해 더 정교하고 안전한 주행환경을 제공하는 기술들이 추가된 점이 특징이다.

디지털 LED 헤드램프 단면도(사진제공/아우디)
디지털 LED 헤드램프 단면도(사진제공/아우디)

빔 프로젝터에 사용되는 디지털 미러디바이스(Digital Micromirror Device)기술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디지털 LED 헤드램프는 기존 단일 헤드램프의 빔을 몇 십개의 작은 광선으로 분할해 비추는 방식으로 전방의 도로 및 사물에 따라 개별적으로 점·소등이 가능한 지능형 램프다. 이러한 지능형 램프는 몇 백mm 크기의 조그만한 마이크로 미러가 1백만개 이상 달린 손톱 크기의 칩을 장착해 초당 5천번 이상 기울기를 조정하고, 헤드램프 한 개당 32개의 다이오드를 사용해 제어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아우디 디지털 LED 헤드램프는 노면에 ‘빛 카펫’을 투사해 전방 시야 확보는 물론 차선 변경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사진제공/아우디)
아우디 디지털 LED 헤드램프는 노면에 ‘빛 카펫’을 투사해 전방 시야 확보는 물론 차선 변경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사진제공/아우디)

디지털 LED 헤드램프에는 기존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의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운전자의 편의와 안전을 고려한 신기술이 대거 적용되고 있는 추세다. 우선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 차선에 맞춰 ‘빛 카펫’을 노면에 비춰준다. 최대 50m 앞까지 점등되는 빛 카펫은 앞차와의 거리에 따라 조사 빔의 길이를 늘리거나 줄임으로써 상대방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것이 특징으로, 야간운전 시 운전자가 차선을 이탈하는 것을 방지해주는 것은 물론 노면에 타이어의 위치와 진행방향을 표시해 차선 가운데를 유지할 수 있게끔 도와주기도 한다.  

노면에 타이어의 위치와 진행 방향을 표시해 차선 가운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사진제공/아우디)
노면에 타이어의 위치와 진행 방향을 표시해 차선 가운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사진제공/아우디)

또한 차선변경 때 이동하고자 하는 차선까지 카펫을 늘려 안전한 차선변경을 유도해 준다. 굽은 도로를 진입할 때는 진행방향에 맞춰서 램프의 조사각도를 조절해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얼마만큼 돌려야 하는지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나이트비전을 지원하는 차량의 경우 차량 내 센서가 운전자 눈에 보이지 않는 보행자 또는 동물 등을 감지했음을 ECU에 전달해 해당 물체를 비춰 운전자에게 잠재적인 위험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인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S클래스 마이바흐 모델에 적용된 고해상도 디지털 램프는 다양한 이미지를 노면에 표시한다(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마이바흐 모델에 적용된 고해상도 디지털 램프는 다양한 이미지를 노면에 표시한다(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벤츠의 고해상도 디지털 램프는 변화하는 도로 상황에도 쉽게 대응할 수 있다(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벤츠의 고해상도 디지털 램프는 변화하는 도로 상황에도 쉽게 대응할 수 있다(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더 나아가 다양한 그래픽을 도로에 표시할 수도 있다. 2018년 메르세데스-벤츠는 S클래스 마이바흐 모델에 한정적으로 장착한 고해상도 디지털 헤드램프를 선보인 바 있다. 마이바흐 모델에 적용된 고해상도의 헤드램프는 백만개 이상의 LED가 장착된 마이크로 리플렉터가 LED 헤드램프를 투사해 문자 또는 그림을 비추는 방식으로, 내비게이션 경로, 교통신호, 도로공사 경고, 차선 가이드 등 다양한 이미지를 노면에 표시해 줌으로써, 운전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더욱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차량의 센서가 헤드램프의 밝기를 실시간으로 조정 가능해 변화하는 도로상황에도 쉽게 대응할 수 있어 안전운전에 큰 도움을 준다. 

웰컴 및 굿바이 세레모니 애니메이션을 투사해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사진제공/아우디)
웰컴 및 굿바이 세레모니 애니메이션을 투사해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사진제공/아우디)

디지털 LED 헤드램프는 운전자보조 외에도 시각적인 측면에서도 만족감을 선사한다. 밖에서는 화려한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잡을 뿐만 아니라 시동을 걸거나 끌 때 도로나 벽에 웰컴 및 굿바이 세레모니 애니메이션을 투사해 운전자에게 시각적 즐거움과 만족도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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