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그랜저 이후 전자제어 엔진 정비시대 열리다
상태바
1986년 그랜저 이후 전자제어 엔진 정비시대 열리다
  • 유영준
  • 승인 2020.08.24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간 29주년 기념 기획_정비업계와 함께 해온 카테크 29년
1986년 전자제어 엔진을 얹은 그랜저와 1988년 Y2 쏘나타가 발표되면서 전자제어 엔진을 단 자동차가 본격 출시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여파로 국내 정비업계는 80년 후반부터 90년대 초 MPI 엔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전자제어 엔진을 단 차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국내 정비업계에는 ‘진단정비’ 및 ‘데이터 정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엔진 컴퓨터 진단기가 정비업계의 필수장비가 되었다
본지는 지난 29년동안 국내 자동차업계의 기술변천사를 소개해왔고 특히 정비업계 기술전문지로 큰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본지는 지난 29년동안 국내 자동차업계의 기술변천사를 소개해왔고 특히 정비업계 기술전문지로 큰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본지가 창간된 1991, 국내 자동차 보유대수가 4247,816대였다.

1980년대 중반 마이카 붐이 불면서 내 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1985년 자동차등록대수가 100만대(111만대)를 돌파했다. 1986년 아시안게임, 198888올림픽으로 이어진 세계적인 스포츠 빅 이벤트는 세계 속의 한국으로 이름을 높이며 국민들의 삶의 질도 바꾸게 했다. 1988년 국내 자동차등록대수가 203만대를 넘기면서 마이카자동차문화가 본격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그 당시 국내 자동차역사에서 큰 획을 긋는 2대의 자동차가 등장한다. 1986년 전자제어 엔진을 얹은 그랜저와 그랜저 발표 이후 2년 뒤인 1988Y2 쏘나타가 발표되면서 국내에서도 전자제어 엔진을 단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국내 정비업계는 80년 후반부터 90년대 초 MPI 엔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국내 자동차는 카뷰레터 엔진과 제어시스템이 적용된 피드백 카뷰레터 엔진(FBC)이 주종을 이루었다. 하지만 전자제어 엔진을 단 차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국내 정비업계에는 진단정비데이터 정비시대로 급격하게 진입하게 되었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헤스본이 국내 최초로 X 타입 리프트를 국산화시켜 해외로 수출했다=카테크 자료사진
1990년대 들어서면서 헤스본이 국내 최초로 X 타입 리프트를 국산화시켜 해외로 수출했다=카테크 자료사진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 정비기기 시장

1980년 중반부터 자동차 보유대수가 급증함에 따라 정비업소도 하나 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 당시 정비업체들이 사용했던 정비기기 대부분은 해외시장에서 들여온 수입품들이었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정비기기업체는 몇 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80년대 후반 들어서면서 휠얼라인먼트, 휠밸런서, 타이어체인저 등 주요 자동차 정비기기들을 수입, 제조, 판매하는 국내 정비기기업체들이 생겨나면서 80여개 사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들 제품들의 80~90%가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었다. 특히 휠얼라인먼트의 경우 자체 생산능력을 갖추지 못해 국내 10여개 업체가 독일, 미국, 프랑스 등에서 수입해 판매했으며 휠밸런서도 일본, 미국, 프랑스, 독일에서 수입해 무역회사 중심으로 국내에 판매되었다.

국내 회사 중에서는 2~3개 업체 정도가 국산화 개발을 시도해 국산 제품을 판매했지만 시장에서는 수입품에 비해 품질이 낮아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 밖에도 리프트와 엔진 테스터, 세차기 등을 수입해 판매하는 업체가 30여 개에 이르렀다.

80년대 들어서면서 독일의 호프만이 수입되었고 일본, 유럽, 미국, 대만 등에서 다양한 정비기기가 수입됐다. 그당시 이탈리아의 CEMB(카후테크)와 고르기(록산), SICE(삼문), SPEC, SICAM(KMC), HPA 등이 수입되었으며 독일의 보쉬와 베이스바스(KMC), 버틀러(ERO), 프랑스 셀레트(ERO), 스웨덴 카--라이너(오토기기), 미국 로빈에어(레미코퍼레이션), 일본의 비사몬(오토기기) 등이 수입되어 국내에 판매되었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헤스본이 국내 최초로 X 타입 리프트를 국산화시켜 해외로 수출하면서 한국산 정비기기의 세계화가 시작되었다. 헤스본은 리프트 외에도 휠밸런서, 타이어체인저를 자체 생산해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33개국의 50여 개 판매망을 이용해 종합 자동차 정비기기들을 수출했다.

또한 지난 1972년 설립된 오토기기(Auto Engineering)는 차체수리기기, 도장 스프레이부스, 자동차 검사 & 테스터 등을 생산해 국내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했으며 영국, 캐나다, 일본 등으로 수출하기도 했다.

1989년 창립한 경원테크는 1993년 한국 최초로 휠얼라인먼트를 자체 개발해 한국시장뿐 아니라 중국에도 수출하는 등 와이어리스(Wireless) 휠얼라인먼트 분야에서 앞 선 기술력을 보였다.

1989년 설립된 하나테크는 국내 최초 스캐너 메이커로 현대자동차를 시작으로 국내 모든 자동차와 일본, 유럽, 미국차를 지원하는 멀티스캔, 스코프 등을 개발해 세계 50여 국가에 수출했다. 1989년 탄생한 한솔엔지니어링도 멀티 프레스, 타이어 체인저 등을 국산화시켜 판매했다.

1998년 오토프로업(Auto Pro-Up)은 독자적인 기술과 특허 보유로 브레이크 디스크 & 드럼 연마기 전용장비를 개발, 제조 전문업체로 해외시장에 명성을 높이고 있다. 유성테크 역시 브레이크 연마기와 커먼레일 인젝터 테스터를 개발해 일본, 미국, 싱가포르, 러시아, 대만 등 해외 각국에 수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자동차관리법에 의해 정비사업체를 운영하려면 법으로 정해진 필수 장비를 갖추어야 했다. 따라서 리프트, CO/HC 테스트 등은 반드시 갖추어야 해 이들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았고 엔진 스캐너, 변속기 잭, 에어 컴프레서, 에어 임팩트 렌치 등 정비업체에 필요한 정비기기들은 필수 장비로 다양한 제품이 판매됐다.

서광오토모텍은 HPA 휠얼라인먼트와 테크노테스트 엔진 종합테스터를 판매했다=카테크 자료사진
서광오토모텍은 HPA 휠얼라인먼트와 테크노테스트 엔진 종합테스터를 판매했다=카테크 자료사진

918월호 창간호에 소개된 정비기기

918월호 창간호와 919월호에 실린 광고를 보면, 80년대 후반 불량 휘발유가 범람하면서 인젝터에 카본이 끼는 부작용이 심각하게 발생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무연휘발유보다는 유연휘발유가 주류를 이뤘다. 전자제어 엔진에서 자주 일어나는 트러블은 연료계통 손상이었다. 따라서 그당시 정비현장에서는 인젝터 세정작업이 큰 수익원을 차지했다.

국내 정비기기 시장에서는 인젝터 클리닝 작업을 위해 해외시장에서 유명 인젝터 클리너를 수입해 판매했다. 국내 인젝터 클리너의 원조는 미국 3M에서 수입한 3M 인젝터 클리너였다. 이후 BG 인젝터 클리너, 펜조일의 검아웃, 켐 인젝터 클리너, 싸이크로 등 주입식 캔형 제품이 많이 수입됐다. 또한 독일의 리퀴몰리로부터 LM 인젝터 클리너를 수입해온 성보산업이 자체기술로 국산회시킨 오토클린과 삼양모테크의 엔진클린’, 두영에너지의 파워클린이 판매되고 있었다. 서광오토모텍과 두영에너지는 호주에서 수입한 아수느인젝터 클리너를 판매하기도 했다.

91년 창간호에 이어 90년대 초반에는 해외에서 주로 수입한 휠얼라인먼트와 휠밸런서, 타이어체인저 등이 가장 많이 광고에 등장한다. 성일기기, 서광오토모텍, 동화상사, 매일기계 등 10여개 업체가 독일, 미국, 프랑스 등에서 휠얼라인먼트를 수입해 판매했다. 휠밸런서는 일본, 미국, 프랑스, 독일에서 수입한 보국무역상사, 경일기계, 대륜통상, 한진교역 등 10여개에 이르렀고 국내에서 생산 판매한 업체도 2~3개가 있었다.

경광물산이 미국 코츠(Coats)사의 최첨단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의 컴퓨터 밸런서와 이탈리아 시켐(SICAM)의 타이어 탈착기를 수입해 판매했다. 경광물산은 그후 1995년 회사이름을 경광엔지니어링으로 바꾸고 ‘21세기 자동차문화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다는 모토 아래 종합정비기기업체로 성장했다.

록산실업(록산기전)은 이탈리아 고르기의 휠밸런서와 탈착기를 수입했고 세계적인 정비기기 전문기업인 미국의 FMC로부터 휠얼라인먼트와 휠밸런서, 타이어탈착기 등을 수입해 판매했다.

서광오토모텍도 이탈리아 HPA 휠얼라인먼트를 수입해 판매했고 호주의 아수느 초음파 인젝터 클리너를 수입하기도 했다. 아수느 인젝터 클리너는 두영에너지, 서광오토모텍, 범진통상 등 여러 업체가 앞다투어 수입해 국내시장에 판매했다.

매일기계는 자동차 컴퓨터 진단기 판매와 함께 SUN 컴퓨터 휠밸런서를 수입판매하기도 했다. 동화상사도 일본 반자이 컴퓨터 휠밸런서를 수입했고, 한진자동차정비기기는 미국 알렌그룹과 이탈리아 베이스바스가 합작해 만든 휠밸런서와 휠얼라인먼트, 타이어탈착기, 리프트 등을 수입했다. 특수자동차정비기기도 FMC의 최신형 컴퓨터 4휠 얼라인먼트를 수입해 판매했다. 보국자동차정비기기는 유로파 92 컴퓨터 휠얼라인먼트와 파셉 2000 휠밸런서를 수입했고 대림트레이딩은 SICE 얼라인먼트와 밸런서, 탈착기를 수입했다. 창영교역은 헌터 H111 얼라인먼트를 수입해 국내시장에 보급했다.

이처럼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에는 유명 정비기기를 국내에 수입해 판매하는 회사가 많아지다 보니 정비현장에서는 불신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들 제품을 국내 수입해 판매하는 정비기기업체가 80여개 사에 이를 정도였다.

국내 정비기기 시장을 보면 외국에서 좋다는 제품은 다 들어와 있어 세계 정비기기의 전시장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정작 필요로 하는 정비기기는 드문 실정이다.”며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본지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더욱이 정비기기 수입업체가 증가함에 따라 정비기기 판매업체들은 치열한 판매전을 펼쳤다. 국산품보다 수입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보니 국내 제조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국산품의 경우, 가격이 저렴해서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지만 얼마 쓰다보면 고장이 잦아 대리점에서 수리해야 하는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 물론 국산품 애용도 중요하지만 우리같은 실무자들은 가격이 좀 비싸도 성능이 더 나은 외제품을 쓰는 것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생산성도 향상된다며 국산품을 오히려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하나전자산업도 첨단 자동차 종합테스터 ‘콤보이92’를 개발해 판매했다=카테크 자료사진
하나전자산업도 첨단 자동차 종합테스터 ‘콤보이92’를 개발해 판매했다=카테크 자료사진

엔진종합 테스터, 장식품으로 전락하기도

90년대 초반 전자화·컴퓨터화된 신형차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정비현장에서는 정비기기의 고급화와 다양화, 첨단화도 함께 대두됐다. 첨단기능을 갖춘 수입정비기기가 국내에 소개되면서, 복잡한 정비기기를 다룰 수 있는 정비사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전문 정비기기를 다룰 수 있는 고급 기술자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 정비사 자격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던 시절이다. 그당시에는 전자제어 엔진정비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가 된 것이다.

그 시절에는 컴퓨터를 이용한 엔진교정이라는 용어가 사용됐다. 자동차 엔진이 기계식(카뷰레터)에서 컴퓨터식(MPI)으로 바뀌면서 경험에 의해 정비했던 기존의 정비방법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는 위기감도 높았다. 이때 등장한 것이 컴퓨터 엔진 튠업테스터였다. 전자제어 엔진을 종합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엔진 종합튠업기는 그 당시 200~300만원에서 15천만원까지 하는 고가의 정비기기였다. 어느 정도 기능을 갖춘 제품을 사려면 수천만원을 지불해야 했다.

하지만 엔진 튠업기 기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엔진튠업기는 정비현장에서 고객에게 정비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주는 전시품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난해한 파형을 보는 모습은 고객에게 믿음을 주는 전시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당시 엔진튠업기는 대략 60여가지 기능이 있었다. 기본적인 전류, 전압 측정 외에도 점화 1·2차 파형, 코일시험, 점화플러그 전압 등을 재는 기능이 주로 사용됐다.

컴퓨터 엔진 테스터는 한조, 제일통상, 모터 시스템 외에도 5~6개 업체가 미국, 일본 등에서 수입해 판매했다. 매일기계도 컴퓨터 진단기를 수입했고, 서광오토모텍도 테크노테스트 엔진종합테스터를 판매했다.

신성시스템은 기존 디지털 컴퓨터 방식을 개선한 정보처리 및 데이터 보관 처리방식을 추가한 3세대 최첨단 엔진테스터 올리브 HIT-3000을 판매했다. 하나전자산업도 첨단 자동차 종합테스터 콤보이92’를 개발해 판매했다. 엔진, 변속기, 쇼크업소버, ABS 테스터 등을 측정할 수 있으며 개인용 PC와 연결해 프린터 출력자료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삼원카로스는 상공부지정 국산화 고시품목으로 국내 최초 최첨단 테스터로 불리운 스타(STAR)’를 개발해 판매했다. 코컴도 엔진테스터 카컴 CP-1’을 판매했고 정진시스템은 전자제어 엔진테스터 카닥터 MET-2000’ 소형 스캐너를 개발해 판매를 시작했다. 정진시스템은 1995년에 EMS 엔진튠업기 베타(β)와 감마(γ)를 개발해 시장에 내놨다. 이밖에도 아라엔지니어링이 플러스92' 소형 스캐너를 개발했고, 계림자동차종합기기도 ETR-V2 소형 스캐너를 판매했다.

국내 정비현장에서 덩치 큰 엔진 튠업테스터에 대한 회의론이 불면서 꼭 필요한 기능만 갖춘 소형 스캐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한성기전이 스코프메터인 현대 슈퍼패트를 내놓았다. 그후 19955월 현대정보기술주식회사가 설립되면서 현대 슈퍼패트가 현대정보기술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 현대정비기술주식회사가 19975월 자동차 정비 진단시스템 전문 벤처기업인 ()지아이티(GIT)가 되면서 지금까지 스캐너 전문회사로 자리잡아오고 있다. GIT199910, 현대기아차와 함께 2천만원에 가까운 고가의 자동차 종합진단기인 오토마스타를 개발했다. 그후 GIT200012월 차세대 지능형 진단시스템인 오토스캔을 개발해 휴대용 진단기(스캔툴)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20028GIT는 고성능 계측기인 Hi-DS 스캐너 골드를 출시하고 200612월 글로벌 시장용 PDA타입 'G-스캔(scan)'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국내 정비기기 역사 속에 큰 족적을 남긴 회사가 하나 더 있다. 1995년부터 하이스캔을 개발해 휴대용 진단기 시장에서 최고의 자리를 이어왔던 금산산업전자(1990년 설립)19988월 벤처기업인 ()네스테크로 탄생했다. 그후 네스테크는 하이스캔 외에도 타이어얼라인, 리프트, 타이어탈착기 등 정비기기종합 브랜드로 급성장했다. 20001월부터 네스테크는 카맨샵이라고 하는 자동차 정비체인 사업을 시작해 한때 인기높은 정비업체 브랜드로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네스테크는 현재 국내 정비기기 역사 속에서만 남아있는 잊혀져가는 브랜드가 되어버렸다.

GIT는 2000년 12월 차세대 지능형 진단시스템인 ‘오토스캔’을 개발해 스캔툴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카테크 자료사진
GIT는 2000년 12월 차세대 지능형 진단시스템인 ‘오토스캔’을 개발해 스캔툴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카테크 자료사진

카센터용 컴퓨터 프로그램 시대 시작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PC가 연간 500대 정도 판매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1983년을 정보산업의 해로 선포하고 국민들에 대한 컴퓨터 교육과 홍보 활동을 강화하면서 PC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 당시 PC 성능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빈약했다.

1980년대 후반 전화선을 통해 접속하는 PC 통신이 시작되었다. 1986년 최초의 PC 통신인 천리안이 나왔다. PC 통신은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이전 시기에 온라인 시대를 연 것이다.

1990년대 들어 PC의 성능이 향상되고 가격이 떨어지면서 PC 보급률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2002년에는 대략 2300만여 대의 PC를 쓰고 있을 정도로 PC는 우리 사회 깊숙이 자리를 잡았다.

90년대 초 정비업계에도 컴퓨터 바람이 불었다. 정비업소를 합리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컴퓨터를 활용해야 했다. 하지만 그 당이 컴퓨터는 지금처럼 쉽게 쓸 수 있는 도구가 아니었다. 컴튜터 사용방법을 배워야 했다.

특히 정비업체들은 선진화된 고객관리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다. 고객의 서비스 개선 목소리, 고급 인력과 고급기술 도입의 필요성, 치열해져가는 경쟁 등으로 지금까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했던 정비업소 운영과 관리방법을 바꾸어야 한다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높았다.

그래서 나왔던 것이 정비업소용 컴퓨터 프로그램이었다. 고객정보 관리, 수리이력 관리, 미구금 관리, 부품재고 관리, 우편발송 업무, 경영관리 업무, 일일보고 등 고객관리와 경영을 위한 컴퓨터 관리 프로그램이 속속 시판되기 시작했다. 특히 고객관리 프로그램 외에도 엔진 테스터 기능과 각 차종별 전기배선도 등이 탑재되어 정비용으로도 활용되었다.

그때 인기를 모았던 프로그램은 테크만코리아가 판매했던 하이웨이와 하이텍코리아의 카센터 종합운영시스템’, 동진카테크의 카매니저 3.0’, 극동시스템의 프로시스템등이었다.

하이웨이는 초보자라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큰 특징이었다. 우편발송 기능과 정비기록카드 발급기능이 있었다. 특히 테크만코리아는 1, 2급 정비공장용 프로그램인 오토서비스도 함께 판매했다.

하이텍코리아는 현장 실무에 바탕을 두고 개발한 것으로, 두 개의 모니터 구성으로 하나는 사무실용, 하나는 작업장에서 분리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당시 개발되었던 고객관리 프로그램이 뿌리가 되어, 지금은 정비이력 전송시스템까지 달고 모든 정비업소에서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할 프로그램이 되었다.

본지가 창간호를 발행한 1991년 이후 지난 29년 동안 국내 자동차산업은 급격한 변화를 맞았다. 현대차그룹의 등장으로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국이 되었다. 정비업계 역시 그 당시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첨단화되고 전문화되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한다. 세 번째 대변혁을 앞두고 있다.

자율주행차, 전기차, 커넥티드카 등 자동차산업계가 뒤흔들고 있다. 본지는 이번 시리즈 기획을 통해 지난 30년의 역사를 뒤돌아보면서 그동안 변해왔던 우리의 모습을 확인하고, 또 앞으로 어떻게 변해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미래 우리의 모습을 예상해본다.

(주)유로정밀(URO)은 21세기형 정비업소를 모델로 제시했다=카테크 자료사진
(주)유로정밀(URO)은 21세기형 정비업소를 모델로 제시했다=카테크 자료사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