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dyShop News 8월호 특집-일본 정비업계 정비사 줄어들고 고령화시대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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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dyShop News 8월호 특집-일본 정비업계 정비사 줄어들고 고령화시대 맞고 있다
  • 유영준
  • 승인 2017.07.2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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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정비사 부족문제가 심각하다. 일본자동차정비진흥회연합회(일정연)가 발행한 2016년판 <자동차정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정비사수가 1.6% 감소한 33만 4,65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5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업태별로 보면, 한국의 전문정비업소와 유사한 소규모 전문겸업 정비업소의 경우, 2.7% 감소한 20만 9,610명으로 4년 연속 줄어들고 있다. 반면에 자동차 회사 딜러점의 경우, 0.4% 소폭 증가한 10만 9,383명으로 2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일본에서도 취업생들이 대우가 좋은 곳을 선호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에서처럼 일본도 정비사의 고령화 현상도 심각하다. 2016년 6월말 기준 정비요원의 평균 연령이 44.3세였다. 과거 10년간과 비교해 3.6세 더 고령화됐다. 더욱이 지난 2000년대 초 자동차대학과 정비전문학교 입학생이 1만명을 넘었지만 2009년 이후 7천명 내외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정비를 배우는 청년층이 감소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일본의 자동차 딜러점은 학교를 졸업한 신입정비사를 채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우개선 등으로 일반 정비업소에 비해 혜택이 많아 취업을 선호하고 있다. 특히 딜러점들은 전문정비학교와 협력해 미래의 정비사를 양성하기 위해 현장에서 필요한 정비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첨단 기술을 가르치며 이들에게 성취감과 학습의욕을 높여 취업으로 연결되게 하고 있다. 대형 딜러점의 경우, 고졸출신의 채용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 요즘 일본 정비업계의 현실이다.

특히 일본에서는 노동환경 변화로 여성인력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오사카 자동차정비진흥회에서는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정비사들을 모아 특별좌담회를 개최할 정도로 여성들의 정비업계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여성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정비기기 및 공구를 개발해 기존 남성 정비사에 비해 체력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자동차에 대한 전문지식 습득과 고객응대 방법 등을 소개하면서 여성이 갖고 있는 장점을 부각시켜 남성 정비사와 다른 면을 널리 알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에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도쿄 오토서비스쇼 전시회에서 일본의 반자이, 안전자동차 등 정비기기 제조판매회사들이 여성 정비사들을 위한 특수공구들을 개발해 전시해두었다. 약한 힘으로도 볼트를 조이거나 배선을 절단할 수 있는 공구, 무거운 타이어를 들거나 무거운 장비를 사용할 때 허리에 힘을 받쳐줄 수 있도록 제작된 특수복 등 그야말로 여성정비사들도 남성 정비사 못지않은 힘을 쓸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심지어는 시커먼 기름때에 손이나 피부가 상하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다양한 스킨케어 제품도 나와 있었다.

고령 정비사, 여성 정비사들을 위한 정비공구 아이템 개발에 우리업계도 나서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현장에서 필요한 외국인 근로자 데려와야

일본에서는 부족한 정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급기야 '외국인기능실습제도(外國人技能實習制度)'를 도입했다. 일본 자동차정비업계는 정비사 부족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기존에 시행 중인 외국인 기술인턴십 제도를 정비업계에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하게 되었다.

일본 정비업계와 국토교통성이 '자동차 정비요원 인재확보 및 육성'을 위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대책마련에 들어가면서 '외국인 인력 수입'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2016년 4월, 일본 정부는 '기능실습제도 추진사업 등 운영기본방침'을 일부 개정해 자동차 정비 직종을 추가했다. 지난해까지는 최장 3년간 고용할 수 있지만, 법이 개전되면서 앞으로는 5년간 연장해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본에서 기능실습제도가 도입된 배경은 외국 기술자를 일본으로 불러와 이들에게 기술을 보급하기 위한 것이었다. 개발도상국에 일본의 기술을 이전해줄 수 있도록 일본 정부가 1981년 해외 연수 시스템을 시작했고, 1993년 이 제도를 전면 시행하게 됐다.

기능실습생이 처음 일본에 입국하게 되면 1년 동안은 기능을 집중적으로 습득하는 기간이다. 그후 2~3년째에는 배운 기술을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1년 동안 실습실시기관에서 기능을 배운 뒤 그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적합도와 능력을 동시에 평가받는다. 1년 후 기능검정기초 2급 등에 합격해야 체류기간이 연장된다. 능력을 인정받으면 2~3년 동안 현장에서 계속 실습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부터 이 기간이 최대 5년으로 연장됨에 따라 3년이 지난 뒤 다시 평가를 거쳐 능력을 인정받으면 최장 5년 동안 일본에서 기술자로 일할 수 있다.

일본에서 운영되고 있는 외국인기능실습제도는 외국인 근로자에게는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업계는 부족한 인력을 활용 있게 되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로 정착시켜 가고 있다.

단순히 외국인 근로자를 데려와서 산업체에 고용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산업체에서 꼭 필요한 인력으로 양성시켜 필요한 현장에 배치될 수 있도록 하는 일본 정부의 노하우를 우리도 배워야 할 것 같다.

최근 국내에서도 외국인 근로자를 정비업계에서 채용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됐다. 전국검사정비사업조합연합회 황인환 서울조합 이사장 등 몇몇 뜻있는 업계 책임자들의 노력으로 일궈낸 결과다.

황 이사장은 “자동차분야의 판금도장 분야에 한해 외국인력 지원이 필요하다”며 “과거에는 자동차 정비기술을 배우면 밥은 먹고 산다고 했는데 요즘은 모두들 회피하는 3D업종이 됐다”면서 “현장의 고령화와 인력난 등을 감안해서 판금도장 분야에서만큼은 외국인력 문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해 정비업계에도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자동차정비업체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 허가'문제는 서비스업종으로 분류된 정비업체에서는 인정되지 않지만 제조업으로 등록된 판금도장 정비업체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확대됐다. 하지만 문제는 '고용의 질'이 걸림돌이 됐다.

정부가 허락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비자는 E-9으로 단순 노무직이다. 자동차정비 분야에 경험이 있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얘기다. 상황에 따라서는 초보 수준의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해 단순 심부름을 시켜야 하는 문제에 부닥쳤다.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은 가능해졌지만, 막상 업무능력이 없는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해야 한다는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 정비업계의 또 다른 고민이다.

외국인기능실습제도가 제대로 정착돼있는 일본처럼 1년 또는 6개월간 특정기관 또는 고용업체에서 교육 및 적성파악을 마친 뒤, 정식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보완책이 필요할 것 같다. 현장에서 실제적으로 필요한 인력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정비사 수요를 채우기 위해 정비업계 및 자동차업계와 교육계, 정부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자동차는 결국 정비사가 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정비업계에서도 젊은 인력이 배출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이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정부 역시 제도적인 지원책을 함께 마련해 정비사 부족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기 전에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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