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주현 【(주)카렉스 삼성 홈플러스 북수원점】

증상
93년식 캐피탈 AT로 주행 중 시동이 꺼진다고 한다. 점검결과 연료펌프 고장으로 연료가 올라오지 않아 연료 펌프를 교환했다. 아주 간단한 수리였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며칠 후 그 차는 견인차에 실려 다시 입고되었다. 증상은 역시 주행 중 시동이 꺼진 상태였고, 재시동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점검 및 원인

점검하기 위해 시동을 걸어 보았다. 그러나 아주 정상적으로 시동은 잘 걸렸다. 혹시나 하고 고객과 함께 동승해 시운전까지 해 보았다.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시동이 꺼질 때 부조와 같은 특별한 증상도 일어나지 않고, 가속이 되지 않으면서 힘없이 ‘푸르르’ 거리면서 꺼진다는 것이다.
공회전 때와 가속 때의 연료압력을 점검을 했다. 정상이었다.
고객은 연료 펌프를 교환한 후부터 증상이 나타났으니 다른 연료 펌프로 교체해 달라는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교환한 후 출고시켰다. 그리고 한동안 아무런 일이 없어, 연료 펌프의 불량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몇 주 후 고객이 다시 찾아 왔다. 강원도로 가는 도중에 또다시 그 증상으로 시동이 꺼졌다는 것이다.
일단 점검을 한 번 더 해보기로 했다. 스캐너를 연결해 고장코드를 확인해 보았다. 피드백 불량 코드가 1개 입력되었다.
엔진 듀티 값을 점검해 보았다. 규정 값은 보통 50±10% 이내일 경우 정상인데, 이 차의 경우는 55%로 정상 치를 표시하고 있었다.
보통 캐피탈은 공연비가 규정치를 벗어나면 피드백 코드가 입력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단 입력된 코드를 지우고 시운전을 해보았다. 매우 정상이었다.


[캐피탈 1.5DOHC ECU회로도]

그렇다면 시동이 꺼질 당시 혼합기가 희박 아니면 농후한 상태였다는 것인데, 점화 플러그로 보아서는 농후한 상태는 아닌 것 같았다.
모든 상황을 추측해 볼 때 연료라인 쪽이 문제인 것 같았다. 어느 순간에 연료가 중단되고, 얼마 동안 시동이 되지 않다가 시간이 흐른 후 정상으로 되돌아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점검을 다시 시작했다. 일단 연료탱크를 점검했다. 연료 펌프를 분리하고 연료탱크 안을 살펴보았다. 전혀 이상이 없었다.


[그림2: 연료펌프 변형]]

이번에는 연료 파이프를 검사하기 위해 연료탱크를 떼어내기로 했다. 차를 리프트에 올리고 작업을 하려는데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다. 연료탱크를 자세히 보니 연료탱크가 변형이 되어 있었다. 살펴보니 연료 펌프 필터 설치 부분이 변형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그림2 참조)
상황 재현을 위해 고객한테 그 당시 상황을 더욱 더 자세히 물어 보았더니 시동이 꺼진 상태는 오르막길이고 주유를 해야 할 시기였다는 것이다.
그대로 상황을 만들고, 시험을 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시동이 꺼지는 것이다. 또한 재시동도 되지 않았다.
연료탱크를 교환하고 나서야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