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경쟁업체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혼다자동차만 두 자릿수 판매증가율을 기록해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혼다의 이 같은 독주 비결을 ‘작은 것이 멋지다’(Small is smart)는 말로 요약했다. 일본 경기침체를 미리 내다본 혼다는 경쟁사보다 앞서 연료효율이 뛰어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소형차 개발에 착수했다. 이 회사의 오쿠보 히로시 이사는 ‘소비자들이 보다 실용적인 쪽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추세를 미리 읽어내는 데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혼다의 ‘선견지명’은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 11월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내수시장 판매가 전년비 4.9% 감소한 가운데 혼다의 판매대수는 오히려 8.8% 늘어났다. 지난해 11월까지의 총 판매대수는 14.2%나 증가했다. 지난해 6월부터 시판되기 시작한 혼다의 콤팩트카인 ‘피트’(Fit)는 도요타 자동차의 경쟁모델인 ‘코롤라’(Corolla)를 제치고 베스트 셀러로 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피트의 가장 큰 강점은 저렴한 가격에 있지만 화물 수납공간(트렁크)을 크게 확장시킨 것도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인기를 끈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혼다는 미국시장에서도 소형차 시빅(Civic),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인 어큐라(Acura MDX)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11월에 3.9%의 판매증가율을 기록했다. 미국 시장의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1.8% 감소한 것과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WSJ은 이와 관련 자동차업계의 합종연횡에서 벗어나 있는 혼다의 이 같은 성공은 ‘수익을 내기 위해선 덩치부터 키워야 한다는 세간의 인식이 옳은 것만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데일리 12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