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다이내믹 세단 미쓰비시 ‘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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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다이내믹 세단 미쓰비시 ‘랜서’
  • 하영선
  • 승인 2009.01.1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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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가격에 고급 편의사양 대폭 적용

일본차 미쓰비시(Mitsubishi)가 올해들어 처음으로 내놓은 모델은 다이내믹 세단 랜서(Lancer)다.

작년 9월말 한국시장을 본격 진출해 랜서 에볼루션과 중형 SUV 아웃랜더, 스포츠 쿠페 이클립스 등 3개 모델을 선보였지만, 자동차 전문가들이 우려한 것처럼 국내 시장에서의 반응은 비교적 냉담했다.

미쓰비시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그리 높지 않았던데다, 판매 가격이 너무 높았다는 이유 등으로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했기 때문이다. 마케팅 전략에서의 치밀함이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미쓰비시 랜서는 합리적인 가격대에 편의사양을 고급으로 대폭 강화시킨 것이 특징이다. 미쓰비시에 대한 지금까지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도 하다.

스포츠 세단 랜서는 세계 랠리대회에서 우승 경험을 쌓아 ‘미쓰비시의 상징’으로 불려온 랜서 에볼루션과 외관 스타일이 같다. 달리기 성능을 강조한 다이내믹한 디자인 이미지가 그대로 녹아있다는 뜻이다.

1973년 첫 출시 이후 9번의 모델 체인지를 거친 랜서는 제트기에서 영감을 얻어 드라이빙의 본능을 자극하는 디자인 컨셉이 적용됐다. 크롬 재질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HID 헤드램프에서 이어지는 측면 바디 라인은 매끄러우면서도 남성미가 전해진다.

앞쪽과 측면에는 국내 소비자들만을 위해 추가적으로 제작한 에어댐이 기본으로 적용됐으며, 18인치의 대형 알루미늄 휠이 적용된 타이어와 뒷쪽의 리어 스포일러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강한 스프린터의 이미지를 심어준다. 트렁크 용량은 375 리터를 수용할 수 있을 정도다.

실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전투기의 조종석 디자인 컨셉이 적용돼 심플하면서도 스포티한 맛이 살아있다. 스티어링 휠에는 오디오시스템과 크루즈컨트롤, 패틀쉬프트 시스템 등 다기능이어서 드라이빙 중에서도 운전자의 기기 조작을 편하게 도와준다. 계기판은 흑색과 백색, 주황색의 조화로 시인성을 높였으며,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통해 주행모드와 연비 등 다양한 드라이빙 정보가 실시간으로 제공돼 에코 드라이빙 운전에도 참조할 수 있다.

가죽 재질의 시트는 버킷 타입으로 고급스러우면서도 고속주행에서 운전자의 몸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오디오는 락포드 포스게이트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으로 8개의 스피커와 1개의 서브우퍼에서 뿜어내는 생생한 음질이 제공된다.

여기에 호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직사각형의 스마트키가 있어 별도의 열쇠없이 시동노브를 돌려 간편하게 시동을 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시승차 랜서는 배기량 2.0 리터급의 MIVEC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45마력(6000rpm), 최대토크 19.8kg.m(4250rpm)의 엔진 파워를 발휘하는 스포츠 패밀리 세단이다. 사이즈는 전장*전폭*전고가 각각 4570*1760*1490mm. 동급 수입차중 경쟁 모델로 꼽히는 혼다 ‘시빅(Civic)’ 보다는 최고출력이 10마력 낮지만, 사이즈는 15*10*50mm 정도 더 크다.

랜서 2.0 DOHC MIVEC 엔진은 랠리를 통해 검증된 스포츠카 ‘랜서 에볼루션’의 엔진과 동일한 엔진으로 알루미늄 재질을 사용해 가벼우면서도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한다. 중저속 및 고속 영역에서도 최적의 토크를 확보해 연비를 높이고, 배출가스는 최소화시키는 친환경 엔진이라는 게 미쓰비시 측의 설명이다.

스포츠카인 랜서 에볼루션의 DNA를 지니고 있는 스포츠 세단 랜서는 시동을 걸자마자 ‘그릉~그릉~’ 거린다. 엔진회전 속도가 2500rpm에서 시작된 엔진사운드는 4000~5000rpm에 다다르자 본색을 드러내 정점을 이룬다. 일반인들은 다소 시끄럽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스포티한 드라이빙 맛을 느끼기에는 ‘안성맞춤’이다.

풀쓰로틀로 출발하자, 비교적 저회전엔진 영역에서도 페달 반응은 적절하다. 페달은 알루미늄 재질이어서 시각적으로 스포티한 맛을 더한다.

엔진파워는 고속주행에 이르기까지 크게 부족한 느낌은 주진 않지만, 세단으로서 부드러운 주행성에 초점을 뒀다. 스포츠 세단으로서 주행중 도로의 상태가 시트와 스티어링 휠을 통해 온몸에 전달해오는 맛도 살아있다.

시속 80~100km에서의 급격한 코너링에서 랜서는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무게가 1430kg인 랜서는 차체의 슬립현상이나 큰 흔들림 없이 운전자의 가감속에 따라 자유롭게 컨트롤되는 조종안전성을 보여줬다. 여기에 회전반경은 불과 5.0m여서 좁은 공간에서도 여유로운 회전이 가능하다.

랜서의 트랜스미션은 6단 스포츠모드 CVT(Continuously Variable Transmission)이 탑재됐다. 주행 속도와 도로의 상태에 따라 수동 변속이 가능하며, 스티어링 휠에 적용된 패들 쉬프트를 통해 보다 더 스포티한 드라이빙 맛을 즐길 수 있다. 패들 쉬프트는 고단변속 레버를 2초 정도 당기면 수동에서 자동으로 쉽게 변환된다.

스포츠 세단 랜서는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단단하고 변형이 없는 고강도의 차체로 설계됐다. 미쓰비시의 기술력이 집약된 충돌 안전 강화 바디(RISE)는 충돌 시 충격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흡수해 분산시킨다. 여기에 운전석과 동반석 에어백, 좌우 에어백, 앞과 뒤의 커튼 에어백, 운전자의 무릎 보호를 위한 에어백 등 총 7개의 첨단 에어백을 통해 안전성을 더욱 높인다.

연비가 리터당 11.4km를 주행하는 스포츠 패밀리 세단 랜서의 국내 판매 가격은 2980만원이다. 고급 편의사양이 대폭 강화된데다, 최근의 엔화 환율을 감안할 때 미쓰비시 랜서의 국내 판매 가격은 파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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