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불황잊은 첨단현장..현대모비스 공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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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불황잊은 첨단현장..현대모비스 공장 가보니
  • 평택=박봉균
  • 승인 2009.04.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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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계 유력 자동차 메이커들의 발길이 부쩍 잦아진 한국 기업이 있다. 자동차 첨단부품의 전초기지로 주목받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주인공이다. 첨단부품 생산 기술력을 앞세워 자동차업체들의 경쟁력까지 좌우하는 핵심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5일, 서울에서 1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현대모비스의 경기 평택 ‘전동식 조향 장치(MDPS)’ 공장. 아반떼나 쏘울같은 글로벌 차량을 생산하는 현대기아차의 성공 방정식은 이 곳에 고스란히 농축돼 있었다.

전동식 조향 장치는 전기모터를 이용해 운전자에게 운전대를 좌우로 꺾을때 최적의 조향 성능을 확보할 수 있게 해주는 첨단 조향장치.

전동식 조향 장치의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이 기술을 2006년 초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이 공장은 현대모비스내에서도 핵심 생산시설이다. 올해 9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곳을 둘러보면서 가장 놀라웠던 건 역시 ‘효율’이다. MDPS 조립 라인 투어에 동행했던 이주권 공장장은 “현대모비스의 부품 품질 노력은 불량방지 시스템, 기능검사, 장착성, 인력관리 등 모든 영역에서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품질은 물론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빈틈없는 품질로 승부

MDPS 라인 첫 관문은 클린룸이다. 먼저 방진복과 특수 신발 착용은 기본이다. 공기샤워까지 마쳐여 룸에 들어설 수 있다. 마치 반도체 공장을 방불케한다.

“MDPS의 핵심부품인 센서 제작공정에 한 톨의 먼지라도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MDPS 제작에 사용되는 각종 부품 및 자재 역시 공기 샤워나 솔벤트 세척 등을 통해 가장 청결한 상태에서 입고된다”는 게 이 공장장의 설명이다.

MDPS에 미량의 먼지라도 묻어 있는 센서가 부착되면 센서 오작동으로 자칫 큰 사고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모비스 MDPS 공장 클린룸의 청정도는 항상 100~1000 클래스(1ft³내에 0.5㎛ 이상의 먼지 100~1000개 이하)로 유지된다. 일반 대기에 있는 먼지가 30만~300만 클래스인 점을 감안하면 청결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자동차 속도와 조향 성능, 노면 상태 등 모든 외부 정보를 인식하는 전자제어장치(ECU) 조립 및 기능검사실.

각 조립 장비들은 일제히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열심히 ECU를 만들고 품질을 검사하고 있었다.

직원들은 모니터에 뜨는 지시 사항을 체크하며 센서 조립을 감시하고 있었다. 불량품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완성된 ECU의 검사실에서 가장 먼저 컬럼 시험기가 눈에 띄었다. 높낮이 내구성을 측정하는 장비로, 울퉁불퉁한 노면을 달릴 때 얼마나 견고한지 검사하고 있다.

이어 ECU 온도 테스트 장비. 이 장비는 80도까지의 고온에서도 모듈이 어떻게 견디는가를 조사한다. 이런 악조건에서도 흔들리거나 오작동되지 않아야 한다. 총 100여개의 센서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있었다.

이밖에도 수백가지의 조립장비와 실험장비가 끊임없이 화음을 울리고 있었다. 이 모든 공정을 거쳐 MDPS 품질을 확보해야 비로소 현대기아차의 완성을 마무리 짓는 것이다.

▲조향장치 “세계 기술을 선도하다”

엄격한 품질 테스트를 거친 전동식 조향장치는 현대차 아반떼와 i30, 기아차 씨드와 쏘울, 포르테에 장착돼 국내는 물론 북미와 유럽 도로를 누비고 있다.

향후 현대기아차 중형급 후속 모델과 새 차량에도 한층 업그레이드 된 MDPS가 장착된다.

얼마전 미국과 중국 현지 자동차 메이커들이 공장을 방문해 협력관련 논의도 오갈 정도로 글로벌 인지도를 확고히하고 있다.

이주권 공장장은 “작년 초 현대모비스가 국산화에 성공한 MDPS는 인공지능 역할을 하는 전자제어장치와 운전자의 미세한 핸들 조작도 감지할 수 있는 최첨단 광학식 센서를 통해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킨 게 기술력”이라고 강조했다.

유압식 조향장치와는 달리 기름을 사용하지 않아 엔진의 연료소모가 줄어들고, 이산화탄소 발생도 저감된다. 연비는 3~5% 향상됐다.

현대모비스 MDPS는 본격 생산시작 이전 2년 동안 유럽과 북미에서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들과 일반도로와 전용 테스트 트랙에서 종합적인 검증 및 평가를 완료한 제품이다.

현재 전동식 조향장치는 미국․독일․일본 등 일부 선진업체들만이 관련 기술을 독점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경차와 중소형차에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2012년 생산량 270만대..중대형급 적용확대

현대모비스는 MDPS공장은 올해 9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있다. 매출도 올해 1300억원, 2012년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MDPS는 기아차 씨드생산 공장인 슬로바키아와 현대차 미 앨러바마 공장의 중형급 후속모델 출시에 맞춰 공급 물량도 점차 늘리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도 올해 말부터 본격화 할 예정이다.

이 공장장은 “올해 MDPS 적용율은 2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앞으로 전기자동차나 하이브리드카 등이 일반화되면 그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2012년 MDPS 시장은 6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현대모비스 생산능력도 연간 270만대까지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공장장은 또 “오는 2012년까지 중대형급 모델에도 장착 가능한 한층 진보된 조향장치 개발도 완료한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 평택 MDPS 공장은 하루 3000개의 완제품을 출고해 현대기아차 화성 광주 울산공장에 공급하고 있다. 요즘 자동차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주문이 밀려들며 숨돌릴 틈없이 라인을 가동중이다.

⋇용어설명
MDPS (Motor Driven Power Steering :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 스티어링휠에 연결된 센서를 통해 감지된 신호가 차량의 속도 등을 고려, 알맞게 모터를 작동시킴으로써 차량의 방향 전환 능력을 보조하는 장치이다. 기존 유압식 파워스티어링에 비해 성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부품수 감소․경량화를 통한 연비개선의 효과가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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