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도장 공정에서 탄소배출 줄이는 저온 경화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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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도장 공정에서 탄소배출 줄이는 저온 경화 기술 개발
  • 유예리 기자
  • 승인 2023.08.3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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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140℃에서 20분 경화, 90℃에서 20분으로 줄이는 도료와 공법 개발
자동차 제조 공정 중 가장 많은 에너지 사용하는 도장라인의 에너지 40% 절감
현대차 국내외 모든 공장에 기술 적용 시 연간 CO2 1만 6천여 톤 절감 예상
고온 공정 적용이 어려웠던 범퍼, 휀더 등 복합 소재 부품까지 동시에 도장 가능
현대차가 저온 경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은 기존 G80 차량(왼쪽)과 저온 경화 기술을 시험하기 위해 만든 G80 시험차(오른쪽)

현대자동차가 자동차 도장 공정에서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여 탄소배출 저감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도장 기술을 공개했다.

자동차 도장 공정은 크게 전처리, 하도도장, 중도도장, 상도도장 등 네 단계를 거쳐 완성된다. 이 과정에서 고온 처리를 통해 입혀진 도료를 단단하게 굳히는 공정을 ‘경화 공정’이라고 한다.

현대차는 기존 140℃에서 20분 동안 이뤄지던 상도 경화 공정을 90℃에서 20분 동안 진행하면서도 동일한 도장 품질을 유지하는 도료 기술을 개발했다고 8월 30일 밝혔다.

기존 도료에는 약 140℃ 이상에서만 경화되는 멜라민이 함유돼 있지만 현대차가 새로 개발한 도료에는 멜라민 대신 90℃ 이상에서 경화되는 이소시아네이트 성분을 적용했다.

저온 경화 도장 공정을 통과한 G80 차체

50℃나 더 낮은 온도에서 경화되는 새로운 도료 활용으로 온도를 과도하게 높일 필요가 없어지게 됨에 따라 생산과정에서의 에너지 소모를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도장 공정은 자동차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많은 에너지(약 43%)를 사용하고 그에 따른 탄소 배출도 가장 많은 공정으로 꼽힌다. 이번 도료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이 부문에서 탄소 배출과 가스 사용량을 각각 40%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 기술을 국내외 모든 현대차 공장에 적용하면 한 해 동안 자동차 제조 공정 중 배출되는 CO2 중 1만 6천여 톤을 저감할 수 있다. 이는 소나무 2백만 그루, 면적 기준 1,600만m2 산림에 해당되는 탄소량으로, 현대차는 이를 통해 환경문제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장라인을 통과하고 있는 G80 차체. 비교를 통해 고온 경도(왼쪽)와 저온 경도의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저온 경화 기술은 탄소 저감뿐만 아니라 도장 품질 향상에도 큰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

기존 고온 경화 공정에는 차체와 재질이 다른 플라스틱 범퍼나 휀더 등은 적용하기 어려워 협력사에서 도장된 채로 받아서 조립했지만 저온 경화 공정을 적용하면 복합재로 이뤄진 부품도 한 번에 도장 및 경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차체와 범퍼, 휀더 등의 색상이 달라지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다양한 재질이 적용될 PBV나 UAM 등 미래 모빌리티의 도장에도 광범위하게 기술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울산 5공장에 이 기술을 시범 적용해 제네시스 G80 차량을 시험 생산했으며 지속적으로 운행 및 모니터링하면서 기술의 본격 적용 가능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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