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15년 전부터 e모빌리티 교육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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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15년 전부터 e모빌리티 교육 준비했다
  • 유영준
  • 승인 2023.08.1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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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3주년 기념기획
독일 미래기술교육 현장을 가다 ①

독일의 가장 대표적인 산업이 바로 자동차산업이다. 폭스바겐, 벤츠, BMW, 아우디 등의 완성차업체와 보쉬, 콘티넨탈, ZF와 같이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하는 자동차부품업체가 있다. 하지만 이런 독일의 자동차산업이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전기차의 등장 때문이다. 2009년 독일 연방정부는 약 30억 유로를 배터리 연구, 충전소 및 인프라 등 e-모빌리티 관련 모든 구성요소에 쓸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했고 2016년 6월, 급기야 ‘e-모빌리티 법’을 발효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비록 전기차 개발에는 한발 늦었지만 전기차 인프라 확충에는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이다. 이러한 지원 속에 독일에서는 이미 15년 전부터 고전압 자동차 교육을 정착시켜오고 있다. 본지는 이번호에 독일의 주요 직업훈련학교를 소개하고 다음호에 아우스빌둥과 마이스터 제도에 대해 소개한다

유영준 「본지 기자」

 

독일 연방정부는 e-모빌리티의 개발과 확대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쏟아놓고 있다

독일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유럽 내 가장 많은 인구와 큰 경제력을 자랑하는 독일은 첨단 기계, 자동차, 화학, 전자, 유통 등에서 세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다.

특히 독일은 강력한 제조업과 뛰어난 교육 인프라, 탄탄한 민주주의 정치 기반으로 대표적인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독일의 가장 대표적인 산업이 바로 자동차산업이다. 폭스바겐을 시작으로 벤츠, BMW, 아우디 등의 완성차업체와 더불어 보쉬, 콘티넨탈, ZF와 같이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하는 자동차부품업체가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와 고급인력 100만여 명이 고용돼 있고 전체 GDP에서 자동차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5%가 넘는다. 자동차산업은 완성차 제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비업, 주유소, 자동차부품에 이르기까지 독일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꽤 높다.

15년 전 독일 연방정부는 e-모빌리티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를 준비하며 고전압 자동차 교육분야에도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사진은 독일 연방정부의 의지를 담은 ‘e-모빌리티 쇼케이스’ 캐치프레이즈

하지만 이런 독일의 자동차산업이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전기차의 등장 때문이다. 지난 10여년간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했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등 전기차 생태계에 대한 준비가 미국,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에 비해 부족했기 때문이다.

독일이 자랑하던 클린디젤이 몰락하고 친환경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독일 자동차기업들은 앞다투어 전기차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독일은 배터리와 주요 IT 소프트웨어 기술에서 경쟁업체들에 비해 수준이 낮다는 것이 고민이다.

독일 연방정부는 e-모빌리티의 개발과 확대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쏟아놓고 있다. 연구개발 지원, 전기자동차 구매 지원, 충전 인프라 확장 등을 주도하고 있다. 2009년 연방정부는 약 30억 유로(한화 약 4조 원)를 책정해 연구개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기차 드라이브 기술, 배터리 연구, 에너지 연구 및 표준화, 디지털화, 충전소 및 인프라 등 e-모빌리티 관련 모든 구성요소에 자금을 지원했다.

독일 라이볼트 실습교재는 고전압 자동차 안전 정비교육을 실시하는 곳에서는 표준장비로 사용되고 있다

2016년 6월, 연방교통디지털인프라부(BMVI)와 연방환경자연보호원자력안전부(당시 BMUB) 주도로 ‘e-모빌리티법(EmoG: Elektromobilitätsgesetz)’을 발효해 각 지자체 단위별로 전기차에 유리한 행정적인 지원을 가능하게끔 했다. 즉 지자체들이 공공장소에 전기차 충전을 위한 특별 주차장소를 설정하거나, 주차비를 무료 또는 할인해주는 제도를 시행했다. 또한 주차불가 구역의 예외차량으로 설정하는 등 전기차 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비록 전기차 개발에는 한발 늦었지만 전기차 인프라 확충에는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로 인해 독일에서는 이미 15년 전부터 고전압 자동차 교육이 체계를 갖추게 됐다.

독일 자동차 전문교육 기관에는 이론교육장과 함께 실습교육장이 함께 갖춰져 있다

고전압자동차안전기술교육(EUP) 받아야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 그리고 연료전지 자동차 등은 고전압에너지 저장장치와 고전압 회로를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고전압 자동차의 안전 정비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고전압 자동차 안전기술교육(EUP: Elektrotschnisch Unterwiesene Person, electrically trained person)을 받아야 한다. EUP는 독일어로 직역하면 ‘전기전자적 기술을 교육받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고전압 자동차의 안전 정비교육의 전 과정은 모두 실제 몸으로 익혀야 하는 ‘암묵적 지식’에 해당한다. 안전 규칙은 몸에 익히지 않으면 실제 상황에서는 제대로 작동이 안될 수 있고 또한 돌발상황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몸으로만 체득되는 지식이다. 단순히 이론적 내용을 암기해서 안다는 것과 경험으로 체득된 지식을 실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적용할 줄 아느냐 하는 것과의 차이는 크다.

독일 표준(DIN VDE 0105-100)에 의하면 전자공학적으로 훈련된 사람(EUP)이란 “전기전자 기술자가 자신에게 할당된 작업 및 부적절한 상황 및 행동이 발생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교육을 받았고, 필요한 경우 필요한 보호 장치 혹은 보호 조치에 대해 숙련된 교육을 받은 사람”에 해당되며 일종의 자격증이자 면허증에 해당한다.

독일의 독일법정상해보험(DGUV) 규정에 의해 고전압 자동차의 안전 기술교육(EUP)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이러한 고전압 자동차의 안전 정비교육의 독일 법적 규정의 근거는 독일법정상해보험(DGUV, Deutsche Gesetzliche Unfallversicherung)이 정한 전기시스템 및 장비에 대한 사고예방 규정 DGUV 규정 3(이전의 규정 BGV A3)은 §3 (1)에서 규정한 바에 따른다. 즉 “전기시스템 및 전자 장비가 있는 모든 사업장은 전기 기술자 또는 전기 기술 규정에 따라 자격을 갖춘 전기 기술자의 감독 및 감독하에 건설, 유지, 수정 및 사용해야만 한다”는 규정이다.

독일의 이 관련 규격은 2002년 사업장 및 공장 안전 조례의 기술 안전 규칙(TRBS)에 포함되었다. 고전압자동차의 전기는 최하 직류 400볼트 이상의 고압으로 감전되는 순간 인명의 피해를 피하기 어렵다.

따라서 고전압 전력을 장비를 사용하는 독일의 공장이나 사업장 안전규칙(독일 직업조합 규정 BGI 8686)에 따라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자동차 연료전지자동차 등 고전압자동차 정비 과정에 EUP 교육이 필수과정이 되었다. 이전에 EUP 과정을 이수하지 못한 정비사들이나 정비 마이스터들은 재교육을 통해 이수해 EUP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고 재교육을 이수하지 않거나 못하면 고전압자동차의 관련 정비는 할 수 없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EUP 자격증 소지자의 감독하에서만 정비가 가능하다. 따라서 독일에서 고전압 자동차 정비분야는 EUP 인증서가 곧 자격증이자 동시에 면허증과 같은 효력을 갖는 셈이다. 해당 EUP 교육은 자동차협회의 자동차 마이스터 학교와 전기 직능협회소속의 자동차-아카데미 등 EU 정부나 독일 연방 정부의 위탁을 받은 기술 관련 교육기관에서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필자는 독일의 고전압 안전교육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독일의 직업교육의 핵심인 마이스터 교육이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지 직접 살펴보기 위해 독일로 향했다.

독일은 e-모빌리티 법을 발효해 지자체별로 전기차 충전을 위한 주차장소를 만들어주는 행정 지원해주도록 했다. 사진은 베를린 시내에서 아이오닉 5와 르노 조에가 도로 주차공간에서 충전하고 있는 모습
독일은 e-모빌리티 법을 발효해 지자체별로 전기차 충전을 위한 주차장소를 만들어주는 행정 지원해주도록 했다. 사진은 베를린 시내에서 아이오닉 5와 르노 조에가 도로 주차공간에서 충전하고 있는 모습

 

-다음 기사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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