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정비사례 (그랜저 3.0) 간헐적 시동꺼짐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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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정비사례 (그랜저 3.0) 간헐적 시동꺼짐 현상】
  • cartech
  • 승인 2001.01.0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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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1∼3번 정도 공회전 때 소리 없이 시동이 꺼지고 다시 시동을 걸면 아무런 이상 없이 시동이 된다. 주행 중에도 전혀 무리가 없다.
이 차는 ECU와 CPS가 복합적으로 고장난 경우로, 1번 TDC와 CPS를 내장한 배전기와 ECU를 함께 교환한 후 정상으로 돌아왔다

성창원 【여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용인수지 오토텍 대표】

주행거리 14만km인 구형 그랜저 3.0 V6로 하루에 1∼3번 정도 공회전 때 소리 없이 시동이 꺼지고 다시 시동을 걸면 아무 이상 없이 시동이 된다. 주행 중에도 전혀 무리가 없다. 이 차는 다른 업소에서 약 2주 동안 점검 수리를 받았으나 이상 증상이 나아지지 않은 경우로, 각종 관련 부품이 교환된 상태였다.
엔진룸을 보니 교환하지 않은 부품이 없을 정도로 많은 부품이 교환된 상태였다. 이 차의 고장원인을 찾기 위해 얼마나 힘겨워 했는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스로틀 보디, 점화코일, 파워 TR, 컨트롤 릴레이, 연료모터, 점화 플러그, 배선 등은 이미 모두 교환된 상태로 일단 점검 사항에서 제외했다.

먼저 자기진단을 실시했다. 결과는 정상이었고, 공전 때 엔진부조 또한 없었다. 다음으로 튠업 장비를 이용해 점화 파형과 에어플로 센서(AFS), 크랭크 포지션 센서(CPS), 냉각수온 센서(WTS), 스로틀 포지션 센서(TPS), 스텝모터 파형 등을 점검했으나 별다른 이상을 찾을 수 없었다.
따라서 이상 증상을 재연해 보기로 하고 시동이 꺼지는 순간을 기다렸다. 3시간 정도가 흘렀을까 증상이 재연되었으며, 이때 자기진단 결과 정상이었고 시동 또한 정상이었다. 튠업 장비에서도 이상 파형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어 튠업 장비를 연결(CPS 출력 배선에 프로브를 연결)한 채 시동이 꺼질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한참 후에 엔진이 조금씩 부조하면서 CPS 파형이 찌그러졌다.(그림 1, 2 참조)
순간 ‘이것이 범인이구나’하고 판단, 배전기를 교환하고 다시 확인작업에 들어갔다. 확인결과 별다른 이상은 나타나지 않았고, 차를 출고 시켰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날이었다. 증상의 횟수는 줄었지만 시동꺼짐이 다시 발생한다며 찾아온 것이다.
점검결과 분명히 CPS 파형이 불량했는데…. 다시 CPS 출력 파형을 측정해 보았다. 역시 정상으로 출력되었다. ‘그럼 또 다른 곳에 문제가 있다는 것인데’하며 스캔 장비로 주행 테스트에 들어갔다. 산소센서, 냉각수온 센서(WTS), 크랭크 포지션 센서(CPS), 에어플로 센서(AFS), 인젝터 타임 등을 선정해 놓고, 시동꺼짐 현상이 재연되기를 기다렸다.
오랜 기다림 끝에 조용히 시동이 꺼졌고, 즉시 스캐너의 기억 버튼을 눌러 기억시켰다. 그리고 시동이 꺼진 순간부터 1스텝씩 역으로 센서 출력 값을 보았다. 그렇지만 문제점은 드러나지 않았다. 어떤 고장 차라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원인을 찾아 고객이 만족하며 출고시키는 것이 필자에겐 커다란 자부심이었는데, 이 차는 도무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질 않았다.
생각 끝에 모 회사의 레코더 장비를 대여 받아 시동이 꺼지는 순간 ECU로 입출력되는 여러 데이터를 살펴보기로 했다. 레코더를 차에 연결하고 증상이 재연되기를 기다렸고, 한참 후에야 증상이 재연되었다. 즉시 트리거 버튼을 눌러 자료를 저장한 후 디스켓을 PC에 넣어 시동이 꺼지는 순간 ECU 입력 데이터를 하나씩 분석해 보았다.
rpm이 떨어지면서 ECU는 rpm을 정상적인 상태로 올리기 위해 인젝터 구동을 동기분사에서 동시분사로 전환하는 것을 볼 수 있었고, ECU 전원 어스 및 센서들은 모두 정상이었다. 다만 의심이 가는 것은 CPS신호와 1번 TDC 신호가 정상적으로 입력되는 데도 불구하고 ECU에서 점화신호인 파워 TR 신호가 시동이 꺼지기 전에 한번 빠지는 것이었다.(그림 3 참조) “그렇다면 ECU 자체의 고장이란 말인가?” 그 외엔 다른 문제는 없었다. 필자는 다른 업소에서 ‘ECU를 교환해 보았으나 증상은 똑같았다’는 말만을 믿고 점검 사항에서 ECU를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결국 이 차는 ECU를 새 것으로 교환하고 완벽하게 수리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자동차에서 발생되는 전기·전자적 고장의 원인은 한 가지에서 발생되곤 한다. 하지만 이 차는 ECU와 CPS가 복합적으로 고장난 경우이다.
분명 먼저 정비했던 업소에서는 ECU가 의심이 되어 교환했지만 똑같은 증상이 나타나자 ECU의 고장이 아니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차는 순간적으로 CPS의 출력신호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이를 판단하는 ECU 마저도 파워 TR 베이스 신호를 내보내지 못하는 상태였던 것이다.
따라서 1번 TDC와 CPS를 내장한 배전기와 ECU를 함께 교환한 후에야 비로소 차가 정상 상태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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