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나도 배우가 된다(양수리 ‘서울종합촬영소’를 찾아서)】
상태바
【그곳에 가면 나도 배우가 된다(양수리 ‘서울종합촬영소’를 찾아서)】
  • cartech
  • 승인 2001.04.01 1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AR & CULTURE
글. 최윤정【본지 기자】

양수리 ‘서울종합촬영소’를 찾아서


얼마 전 ‘공동경비구역 JSA’가 제3회 프랑스 도빌 아시아영화제에서 3개 부문을 휩쓸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 근무하는 남북한 병사들이 서로의 초소를 오가며 우정을 쌓는 파격적인 내용의 이 영화는 오랫동안 우리들의 가슴 속에 아련히 남아 있을 것이다. 3월의 어느 날 영화의 세트장으로 쓰였던 ‘서울종합촬영소’로 찾아가 보았다


살랑살랑 봄바람이 분다. 햇볕은 적당히 따뜻하고, 식곤증은 매일 찾아오고, 주말이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생각 같아서야 동해로 남해로 멀리 떠나고 싶지만 그럴 배짱도 여유도 없다. 갑자기 떠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그래서 조용하고도 가까운 곳을 찾아보니 양수리 쪽이 생각났다. 미사리를 지나고 팔당대교를 건너 대성리 방향으로 가면 ‘서울종합촬영소‘가 있다. 오늘은 봄소풍 나온 기분으로 드라이브도 즐기고 영화속 주인공도 될 수 있을 것 같다.
야호! 벌써 배우가 된 느낌이 드는 건 혼자만의 착각인가?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가 들리는 듯

강과 바람을 벗삼아 한시간 정도 달렸을까? 졸음이 몰려 올 때쯤 멀리서 ‘슬레이트(영화촬영 때 쓰는 도구)’가 보인다. 그 옆으로는 커다랗게 ‘서울종합촬영소’라고 쓰여진 빨간 간판이 있다. 다 온 줄 알고 내릴 준비를 했건만 아직 건물들과 세트장은 보이지 않는다. 5분 정도를 더 달리고서야 넓직한 촬영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왠지 지금부터는 행동부터 말씨까지 영화배우 흉내를 내야 할 것 같다.
산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넓은 땅에 오른쪽에는 판문점이, 가운데는 70~80년대의 골목이, 그리고 저 위쪽으로는 한옥이 보인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해 자세히 보니 모두 영화에서 보았던 것들이다.
제일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판문점. 세밀한 설계와 고증을 바탕으로 제작한 이곳은 판문점 외에 팔각정, 회담장 세트가 같이 자리한다.
때마침 군부대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군인들까지 있으니 이곳이 세트장이 아닌 실제 판문점처럼 느껴진다. 그들이 이수혁 병장과 오경필 중사처럼 느껴져 긴장감마저 돌게 한다. 실제로도 관광객들은 영화 속 장면들을 흉내내며 기념촬영을 많이 한다고 한다. 어디선가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도 들리는 듯 하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까진 이 노래가 그렇게 슬프게 들리지 않았는데….
이 비극적이고도 드라마틱한 공간에는 어떤 것이 ‘진실’일까?

실제 모습과 똑같은 ‘중화루’와 ‘아방궁’
판문점 세트장 옆에는 영화 ‘신장개업’의 세트장이 보인다. 70~80년대의 중소도시를 재현해 놓은 이곳은 약국, 쌀집, 사진관, 우체국, 파출소가 있어 진짜 도시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가장 중요한 ‘중화루’와 ‘아방궁’의 중국집도 있다. 실물 크기와 동일하게 제작되어 있고 가게 안의 소품도 실제 가져다 놓아 영화 제작이 얼마나 세심하게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었다. 이곳은 채림이 한 인터넷 사이트 광고를 찍었던 곳이기도 하다.
‘신장개업’ 세트장에서 위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넓직한 전통한옥이 있다. 산 정상에 있어서 주위 배경도 좋은 이곳은 ‘운당(雲堂)’이라고 한다. 여기는 서울 종로구 운니동에 있던 조선조 후기 서울, 경기지방의 정통사대부 가옥형태를 띠고 있다. 전통사극 촬영 때 세트로 활용되며 바둑 대국의 명소로도 유명한 이곳은 본채, 안채, 사랑채, 행랑채, 별당 등과 우물, 장독대, 굴뚝이 있다.
마당을 거닐고 있으면 조선시대에 온 것 마냥 걸음걸이부터 조심스러워진다. 유달리 조용한 이곳에서는 목소리도 줄여가며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다.

바람, 향기, 진동을 동시에 체험한다
어느 정도 야외 세트장을 둘러보고 난 후 영상지원관에 들렀다. 이곳은 영화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