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자동차 빅3가 경차 전쟁에 나서고 있는 것은 경기 둔화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위축, 판매량이 감소하자 틈새시장 공략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 환경보호를 주요 테마로 하는 그린 마케팅이 활성화되고 있는 점도 경차 개발이 러시를 이루는 배경이 되고 있다.
▲빅3 경차 개발 본격화 = 세계 1위의 자동차 메이커인 GM은 조만간 연료소비의 효율성에 중점을 둔 경트럭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픽업 트럭, 미니밴, SUV(스포츠용 다목적 차) 등에서 포드의 추격이 거세지자 경트럭 부문에서 선제 공격을 취한다는 것. 특히 GM은 앞으로 5년 내 연료를 25%나 절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70년간 GM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만년 2위에 머물고 있는 포드는 정상 탈환을 위해 신제품 개발에 주력해 오고 있다. 자동차 시장 관계자들은 GM의 경차 개발 움직임에 자극받아 포드 역시 조만간 경차 전쟁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유럽에서 판매 중인 경승용차를 미국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2003년경 미국시장에 내 놓을 계획인 경승용차는 2인용인 `스마트'로 무게가 1,587파운드에 불과하다. 현재 미국 고속도로를 누비는 가장 작은 차는 혼다의 `인사이트'인데, 무게가 1,868 파운드인 점을 감안하면 슈퍼 경차인 셈이다. 스마트의 연료소비는 갤런당 49마일 수준이며, 좁은 장소에서도 주차가 용이하다.
▲자동차시장 경쟁, 전방위로 확산될 듯 = 일부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대형차를 선호하는 미국 시장에서 빅3의 경차 판매 전략이 주효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보내고 있다. 자동차 충돌 테스트 통과 등 안전성 문제도 걸림돌로 남아 있다.
그러나 빅 3의 경차 전쟁 돌입은 소비자의 지출감소와 수입차의 시장 잠식 가속화라는 한계 상황에서 나온 결과인 만큼 이들의 경쟁 역시 한층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빅3의 경차 전쟁이 3리터 카(휘발유 3X 로 100km을 갈 수 있는 자동차)와 같은 혁신적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릴린치의 자동차 애널리스트인 스테펀 리트먼은 `빅3의 경차 전쟁은 모험일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틈새시장을 조기 선점하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빅3의 경차 개발 러시는 그동안 소형 자동차 시장을 선도해 왔던 유럽 업체들과의 경쟁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경제 5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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