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옥 【오산 그린카프라자 대표】
필자에게는 전기장치와 관련한 문의전화가 종종 오곤 한다. 그런데 어떻게 보지도 않았으면서 몇 마디 말만 듣고 정확한 진단이 나올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경우가 있다. 비법이야 이미 본지를 통해 밝힌 바 있고, 필자가 알려준 방법대로 조금만 노력을 하면 될 것이다.
회로를 보고 진단을 내린다는 것은 우선적으로 회로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 논리적인 판단기준만 있다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동안 연재된 글을 통해 말한 적도 있지만 일반 전기장치에서는 증상별 고장위치가 거의 정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증상(고장 현상)을 보고 간단한 검사 절차만 거치면 진단이 가능하다.
과거에는 소리만 듣고도 ‘어디가 고장이다’라고 판단하는 그런 신기에 가까운 정비사가 최고로 여겨질 때도 있었다. 보통 이런 류의 사람들은 약간의 개인적인 노하우와 그 동안의 오랜 경험에서 오는 ‘통박’이 거의 대부분이었고 그 사람들의 통박은 신기하게도 맞아 들어갔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고장현상에 대한 논리적인 판단이 결여되었는데도 고장에 대해서는 해결이 되더란 얘기다.
물론 그 때는 차가 단순했고 차종별 특색처럼 고장 유형이 거의 정해져 있어 쉽게 고장을 해결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그러하지 않다. 정비사의 기술보다 자동차의 진보된 기술은 거의 모든 방면에서 발전을 거듭했고, 그 중에 전기·전자 시스템의 발전은 자동차 전반에 걸쳐 다양하고 첨단화되어 우리네 정비기술을 훨씬 앞서 나가고 있다.
대부분의 실무자들이 이 전기·전자 분야에 익숙하지 못해 여러 가지 면에서 고충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첨단을 배우고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초 없이는 현장 실무에서 자신의 능력 발휘가 그리 쉽지는 않다.
이번에도 기초이기는 하지만 차근차근 따라하다 보면 저절로 회로도 보는 법과 논리적인 진단 법에 대해 익숙해지리라 본다.
<그림 1>은 아반떼의 에탁스 회로도이다. 다소 틀린 점이 있기는 하지만 필요한 부분(와이퍼 구동)만을 보는데는 지장이 없다.
<그림 1>에서 와이퍼의 구동이 어떤 흐름으로 회로가 돌아가는지, 고장이 있을 때 어떤 방법으로 진단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면서 회로를 보고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자.
와이퍼 회로의 구성 부품 중 와이퍼 모터는 IG2 전원이 공급되고 와이퍼 스위치를 조작해 모터의 어스를 연결시켜주면 모터는 회전하게 된다. 와이퍼 모터는 내부에 영구자석이 있는데 이런 형태의 모터에서는 자장의 자력은 영구자석에 의해 항상 일정하게 되고 분권형 모터와 비슷한 특징을 가진다. 즉, 부하의 변동이 있어도 회전속도는 거의 일정하다.
분권 모터의 경우 토크는 전류에 직접 관계가 있는데 전류는 브러시가 모터의 중심 즉, 회로상에서 보면 전원 공급 측에서 180° 방향(LOW)에 있을 때 적게 흐르고 180° 방향에서 약간 벗어난 부분(HI)에 있을 때 전류가 많이 흘러 회전 속도가 빨라진다. 하여간 대부분의 와이퍼 모터는 이 2가지 회전 속도로 제어가 된다.
와이퍼 모터와 일체로 자동 정지 접점 플레이트가 내장되어져 있다. 이 장치는 와이퍼 스위치를 OFF했을 때 언제나 일정한 지점 즉, 격납 위치에 와이퍼 블레이드를 정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접점은 모터 구동 중에 스위치가 OFF되어도 모터를 계속해 구동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구조는 <그림 2>와 같은데 모터가 정지 때(와이퍼 블레이드는 격납 위치)는 <그림 2> 좌상단과 같이 두 접점 암이 연결되어져 있다.
모터가 회전을 하게 되면 우상단과 같이 두 접점 암은 떨어지게 되는데 접점 암 중 긴 것은 플레이트 면의 금속이 차체의 어스와 연결되어져 있는 관계로 어스로 연결된다.(이 때문에 OFF 때에도 모터는 계속 회전할 수 있다) 하여간 모터가 움직이고 있는 동안 즉 블레이드가 격납 위치를 떠난 상태에서는 플레이트와 접점 암과의 관계는 <그림 2>의 우상단과 같다.
다음으로 와이퍼 스위치는 P, LO, HI, W, E, INT, INT-T의 접점으로 구성되어져 있으며, 스위치를 OFF에 두었다면 P(파킹) 접점과 LO 접점이 연결되는 구조로 되어져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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