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9년 루이 르노가 두 형제와 함께 문을 연 르노자동차는 시작부터 순조로웠다. 20세기 초반 자동차 경주에서 두 형이 사고로 숨지자 루이 르노는 모터스포츠에서 손을 떼고 신차 개발에 열중하게 된다. 2차대전 때 독일군에 트럭을 제공한 죄목으로 루이는 투옥되었다가 숨지고, 회사는 국유화로 바뀌게 된다. 그러나 르노는 꾸준하게 발전해 1996년 다시 민영기업인 ‘Renault S.A’로 새롭게 설립되어, 현재는 닛산과 르노삼성을 거느린 대규모 회사가 되었다

르노는 우리에게 낯익은 이름이다. 삼성자동차가 2000년 가을 빅딜 대상이 되어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프랑스 르노에 인수되었기 때문이다.

르노는 삼성 외에 1999년 일본 닛산과 합병해 아시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유럽 메이커가 되었다.

하지만 르노 차는 썩 친숙하지가 않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가장 앞선 디자인과 컨셉트를 자랑하는 선진적인 메이커다. 세계 최초로 미니밴을 개발했고, 고급 승용차와 쿠페까지도 원박스 디자인을 도입한 과감한 실험정신을 갖춘 메이커다.

1898년 루이 르노 혼자 힘으로 자동차 만들어

프랑스 최대 메이커 르노는 1898년 설립해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창업자는 루이 르노(1877∼1944). 어려서부터 기계를 다루는 일이라면 천부적인 소질을 지니고 있던 루이는 13세 때인 1890년 당시 전 유럽을 놀라게 했던 세르플레의 자동차를 타보고 홀딱 반해 자동차를 만들 것을 결심하게 되었다.

20살이 된 그는 학교 공부를 포기하고, 본격적으로 자동차에 빠져들어 ‘드디옹 부통(De Dion-Bouton) 엔진’을 사서 분해해 보며 경험을 쌓아 나갔다. 1898년 군에서 제대한 루이 르노는 드디옹 부통의 3륜 자동차 한 대를 구입, 이것을 개조해 첫 차를 완성했다.

얼마 후 270cc 1.75마력에 최고시속 32km를 내는 2인승 차 ‘루이 1호차’를 만들었다. 당시의 자동차는 벨트나 자전거 체인으로 엔진의 구동력을 뒷바큇에 전달해 움직인 것에 반해 루이의 차는 프로펠러샤프트와 디퍼렌셜 기어를 통해 뒷바퀴를 구동하는 방식이었고, 이는 현대식 구동장치의 시조가 되었다.

루이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1호차를 친구에게 시승시켜 주었다. 친구는 그 차가 너무나 맘에 들어 바로 계약금을 주면서 한 대를 주문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차를 소개해 12대의 주문이 들어왔다. 첫 차가 완성되자마자 호평을 받아 곧바로 자동차 회사를 차리게 된다.

다음해인 1899년 루이는 두 형 페르낭과 마르셀을 설득해 본격적으로 ‘자동차회사(The Societe Renault Freres, 르노 형제들의 회사라는 뜻)’를 설립하고, 같은 해 열린 파리 산업박람회에 르노 1호차를 출품해 60대를 주문 받았다. 루이의 차는 다른 차보다 가볍고, 운전하기 쉬운 소형차였기 때문에 이목을 끌 수 있었다.

자동차 경주에서 형제 잃고 신차 개발에 매달려

파리에 자동차 공장을 차려 본격적으로 자동차 사업을 벌이게 된 르노 형제는 막 붐이 일기 시작한 자동차 경주가 중요한 홍보수단이 될 수 있음을 깨닫고, 수많은 경주에 참가해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었다.

특히 ‘미친 사람들의 경주’라 불릴 만큼 조건이 나쁜 1901년 파리-베를린 경주와 험준하기로 유명한 알프스산맥을 넘어야 했던 1902년의 파리-비엔나 경주에서 모두 우승해 르노 차의 우수성을 더욱 알리게 된다. 다음해에도 르노 형제는 파리-마드리드 경주에 참가했다. 불행하게도 이 경주에서 마르셀이 사고로 죽는다. 같이 참가했던 루이는 마르셀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곧바로 팀을 파리로 철수시킨다. 형의 죽음을 경험한 르노 형제는 이후 자동차 경주를 포기하고, 승용차 개발에 전력을 기울였다.

1905년 1,060cc 2기통 엔진을 장착해 최고시속 60km를 내는 새로운 모델인 ‘AG’를 선보였다. 이중 4인승<

cartech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