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에쿠스 4.6, 시속 240km로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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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에쿠스 4.6, 시속 240km로 타보니…
  • 하영선
  • 승인 2009.02.23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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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주행성능 돋보여

현대차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플래그십(Flagship) 모델인 신형 에쿠스(EQUUS)를 공개했다. 국내에서는 오는 3월초에 공식적으로 출시할 에쿠스는 현대차의 디자인과 기술력을 총동원시킨 모델로 라틴어로는 ‘개선장군의 말’, 영어로는 독창성을 지닌 ‘명품 차량’을 의미한다. 신형 에쿠스에는 올해초 미국 워즈오토가 선정한 세계 10대 엔진으로도 뽑혀 화제를 모은 4.6리터급 타우엔진이 탑재됐다.

에쿠스는 해외 유명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렉서스 LS460 등 그야말로 내로라하는 세계 최고의 차량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신형 에쿠스는 7월부터 중국 고급차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한편, 올해안에 중동과 러시아 시장에서도 소개한다는 마케팅 전략이다.

해외로 수출되는 신형 에쿠스는 ‘제네시스 프레지던트’와 ‘제네시스 프레스티지’ 등 여러가지 모델명을 놓고 최종 저울질하고 있다. 현대차는 프리미엄급 럭셔리 세단인 신형 에쿠스를 통해 해외시장에서 현대차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를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가 10년전 일본차 미쓰비시의 기술력을 토대로 4.5리터급 GDI(가솔린 직접분사방식) 엔진을 사용해 ‘에쿠스’를 선보였던 당시를 회상하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중후함과 품격 강조하면서도 절제된 디자인>

신형 에쿠스의 외관디자인은 최근 세계적인 디자인 트렌드에 따라 기존의 각진 모습에서 벗어나 유선형 스타일로 적용됐다. 전장*전폭*전고가 각각 5160*1900*1495mm의 초대형이지만, 유선형 스타일이어서 실제 모습보다는 작아보인다. 참고로 에쿠스 리무진은 전장이 5460mm나 된다.

신형 에쿠스의 전체적인 외관 스타일은 품격이 강조됐다. 중후하고 멋스러운 자태를 보이면서도 절제된 라인이 인상적이라 하겠다. 1~3%에 달하는 초우량고객(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을 주 타깃층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정면에서 바라보면 왕관을 형상화시킨 대형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보닛 상단의 움푹 패어져 윤곽을 살린 캐릭터 라인이 첫 눈에 들어온다. 그릴 상단에는 전방카메라가 탑재돼 사각지대를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스티어링 휠 각도에 따라 조정되는 헤드램프는 화려해 보이면서도 LED 시스템을 적용해 밝기에서도 선명하다. 측면에서는 유선형 스타일의 캐릭터 라인과 크롬 몰딩을 통해 고급스러움을 이미지를 제공한다. 타이어는 19인치 알로이 휠을 적용한 245mm의 광폭타이어를 적용했는데, 국내 완성차 업계로서는 처음으로 유명 글로벌 부품회사인 독일 콘티넨탈사의 타이어를 달았다.

뒷모습은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느낌이다. 리어콤비네이션램프는 직선과 곡선의 조화를 이룬 디자인이 채용됐으며, 뒤쪽범퍼 상단에는 크롬몰딩을 통해 세련미를 더했다. 머플러는 듀얼방식인데 에쿠스의 강한 이미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트렁크는 골프백과 보스턴백을 각각 4개씩 넣어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의 대용량이다. 특히 트렁크를 열었을 때 운전자가 백미러를 통해 뒤쪽 배경을 살펴볼 수 있도록 적용한 트렁크 디자인은 현대차만의 섬세한 디자인 터치를 읽을 수 있다.

실내 디자인 역시 중후함과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각종 패널은 천연목이나 알루미늄 등의 소재를 적용해 럭셔리함과 세련미를 더한다. 여기에 실내 천장과 선바이저, 필라트림 등에는 극세사 스웨이드 섬유가죽의 초고감성 소재를 적용했다.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데다 먼지 발생이나 세균 번식을 막아준다. 흡음성도 천연 가죽에 비해 3배 이상 뛰어나 주행시 정숙성을 높이면서도 음향 시스템을 만끽할 수 있다.

실내 공간은 시각적으로 확장된 느낌이며, 주행시 안정감을 주기 위해 수평적 디자인 처리된 것도 장점이다. 쇼퍼 드리븐 차량에 걸맞게 뒷좌석 탑승자를 위해 8개의 공기주머니와 1개의 바이브레이터를 통해 허리와 등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마사지 기능도 적용됐다.

<시속 240km의 고속주행에서도 안정적>

시승차 신형 에쿠스는 후륜구동 방식을 적용한 배기량 4.6리터급 V8 타우엔진이 탑재됐다. 엔진파워는 최고출력이 366마력, 최대토크가 44.8kg.m로 메르세데스-벤츠의 S500L(388마력, 54.0kg.m)이나 렉서스 LS460L(380마력, 51.0kg.m) 보다는 약하다. 에쿠스에는 스포츠카의 대명사로 꼽히는 포르쉐가 적용하고 있는 독일 ZF사의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풀스로틀로 출발하면, 세계 10대 엔진으로 선정된 타우엔진의 파워를 실감할 수 있다. 액셀반응이 빠르게 전달되는 BMW 7시리즈와는 달리 렉서스의 LS460 모델과 유사한 성격의 출발력을 보여준다. 반박자 늦은 속도로 비교적 부드러운 주행력을 보여주지만, 시속 100km를 넘기면서부터는 거칠어진 엔진사운드와 함께 강력한 드라이빙 맛을 느낄 수 있다.

계기판 바늘은 시속 240km를 가리켰지만, 신형 에쿠스는 강한 접지력을 보여주면서 흔들림 없는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자랑했다. 신형 에쿠스를 럭셔리 스포츠 세단이라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느낌이다. 시속 200km가 넘는 고속주행에서의 풍절음 역시 BMW 7시리즈나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렉서스 LS460 등 탑수준의 경쟁모델에 비해 뒤지지 않았다. 극세사 스웨이드 섬유재질을 실내 곳곳에 적용해 흡음력을 높였던 것도 한 이유다.

에쿠스는 시속 80km 전후의 속도를 유지하면서 지그재그 방식으로 코너링에 응한 슬라럼 테스트와 원선회에서도 쏠림 현상이 크지 않고,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다만, 시속 100km 전후에서의 갑작스런 브레이킹에서는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렉서스 등의 경쟁모델에 비해 밀림현상이 나타나는 등 제동거리가 길었다. 현대차측은 이에 대해 갑작스런 브레이킹 보다는 부드러운 방식으로 제동을 걸었을 경우 최적의 제동거리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에쿠스는 쇼퍼 드리븐 차량으로 VVIP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 최대한의 절제된 부드러움 속에서 오히려 강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의미다.

<차선이탈경보 시스템 등 첨단 신기술 선보여>

신형 에쿠스에는 세계 최초로 중앙차선과 일반차선을 구분해 차선이탈경보를 알리는 시스템(LDWS) 등 다양한 첨단 신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시속 60km를 넘긴 상태에서 졸음 운전 등으로 노란색 중앙선이나 흰색 일반차선을 이탈할 경우 경고음이 나온다. 운전자가 경고음을 무시하고 계속 주행할 때에는 시트벨트가 진동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다. 주행중 레이더를 통해 차량의 충돌이 예상될 경우에도 시트밸트가 최대로 감겨지는 프리세이프 시트벨트(PSB) 신기술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적용됐다.

신형 에쿠스는 이밖에 아웃사이드 미러에 장착된 퍼들램프를 통해 승하차를 돕는 웰컴 라이팅 기능과 핸들방향에 따라 후진시 예상되는 진행경로를 표시해 편안한 주차를 돕는 조향연동주차가이드시스템(PGS)도 탑재됐다. 특히 차체자세제어장치(VDC)와 스마트크루즈콘트롤(SCC), 전자식주차브레이크(EPB)시스템을 통합적으로 제어하는 차량통합제어시스템(VSM) 등의 다양한 신기술이 적용돼 주행 안정성을 확보했다.

현대차가 공개한 신형 에쿠스는 오는 7월부터 중국시장에 이어 하반기에는 중동과 러시아시장, 그리고 내년에는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도 진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의 디자인과 기술력이 집약된 에쿠스는 해외시장에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렉서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됐다. 최종적으로 판매 가격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시승을 통해 살펴본 신형 에쿠스는 디자인과 성능, 퍼포먼스 등 여러면에서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아직까지도 해외시장에서 바라보는 현대차에 대한 좋지 않은 편견과 낮은 브랜드 이미지를 얼마만큼 개선할 수 있는지가 최대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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