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新∙舊 병행판매’로 불황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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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업계 ‘新∙舊 병행판매’로 불황접수
  • 박봉균
  • 승인 2009.03.23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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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도요타 업계 첫 신구모델 동시판매

불황의 늪에서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자동차 업체들이 신·구모델의 동시 생산·판매라는 이례적인 전략을 통해 가격 경쟁력 확보와 시장 회복에 나서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GM대우 도요타 등 국내외 유력 메이커들이 특정 주력 모델에 대해 풀체인지한 후 이전 모델과 판매를 병행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적극적인 시장개척에 나선다.

이같은 판매마케팅은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가격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구형을 신형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 보다 폭넓은 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중에서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업계 최초로 오는 6월 출시 예정인 신형 SM3와 기존모델을 동시에 판매키로 했다.

르노삼성의 이같은 결정은 모기업인 르노의 의향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수출에 집중된 이전 모델의 경우 유럽 등 해외 경쟁력이 여전히 유효하고, 신형 SM3는 현재 모델대비 디자인과 성능, 차체크기에서 전면 개량된 점이 차별화되며 동시 판매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신형 SM3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를 통해 개발된 1600㏄급 준중형 세단으로 르노삼성과 프랑스 르노가 디자인과 연구개발을 담당했으며, 일본 닛산의 6단 파워트레인이 결합됐다.신형 SM3는 다음달 2일 개막되는 2009 서울모터쇼에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며, 5월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2010년에는 디젤 모델과 2000㏄급 가솔린 모델이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다.

GM대우도 하반기 출시되는 차세대 경차인 스파크와 기존 마티즈를 병행판매한다.

GM대우는 국내 베스트 셀링카인 마티즈를 지속적으로 생산해 저렴한 가격대의 내수 판매층을 유지하고, 배기량이 높은 신형 스파크로 라인업을 차별화해 내수 및 수출에서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계산이다.

스파크는 1,000cc급 가솔린 엔진이 장착돼 고연비를 실현했으며, 전장 3,640mm, 축거 2,375mm로 보다 넓은 크기와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뒷좌석 도어 상단 부분에 장착된 도어 핸들은 5도어 해치백임에도 3도어의 스포티한 스타일을 구현했고, 최대 15인치 휠까지 장착이 가능한 대형 휠 하우징이 돋보인다.

GM대우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보다 넓은 경차 선택의 폭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800cc 마티즈 모델도 병행 생산, 판매하는 등 경차 라인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도 5월 출시되는 신형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와 구형 프리우스에 대해 이례적으로 병행판매를 단행할 예정이다.

도요타는 최근 혼다가 신형 하이브리드카 인사이트의 가격을 189만엔(약 3000만원) 이란 낮은 가격대로 출시하면서 인기를 얻자 프리우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또 신형 프리우스는 도요타 4개 계열사 전 대리점에서 판매하는 식으로 딜러망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판매중인 프리우스는 250만엔(약 3700만원) 전후로 인사이트보다 1000만원 가량 비싸다. 신형 푸리우스는 엔진 배기량을 1500cc에서 1800cc로 높이면서 기존 모델보다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신형 최저가격을 205만엔(약 3050만원)으로 하향조정, 현행 모델보다도 최고 30만엔정도 싸게 결정하기로 했다.

병행판매할 기존 프리우스 모델 가격도 현행 최저 233만엔(약 3400만원)에서 189만엔(약 2700만원)으로 내릴 계획이다.

국내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자동차 업계에서는 사용자와 판매현장의 혼란을 우려해 신구모델의 동시 판매는 실시하지 않는 게 관례였다”면서 “하지만 인기차종의 경우 신형대비 가격이 20% 가까이 낮아지는 구형모델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병행판매는 필요한 부품의 증가 등 장기적인 비용면에서의 과제도 산적해 있어 다른 업체들도 이같은 방안을 검토할 지는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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